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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공무원 교육서 “노조는 빨갱이” 파문

등록 2006-06-16 07:21수정 2006-06-16 15:36

권승복(왼쪽에서 두번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지난 2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공무원노조 회의실에서 정부의 공무원 노조 탄압에 맞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을 밝히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권승복(왼쪽에서 두번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지난 2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공무원노조 회의실에서 정부의 공무원 노조 탄압에 맞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을 밝히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강원도청 주관 노사관계 강의 ‘황당한 막말’
전공노 “행자부, 불법단체 교육 지침이 화근”

[발언내용 듣기]

행정자치부의 공무원 노사관계 교육 실시 지침에 따라 강원도청이 주관한 시·군·구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 대상 강의에서 강사가 “노조는 빨갱이”라는 등 시대착오적 내용으로 교육을 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강사는 지난해 교육부 교직단체지원과장으로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노조와의 단체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여서,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 2월21일 강원도 주최로 강원지방 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된 ‘공무원 노사제도와 단체교섭의 실제’라는 90분 분량의 교육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15일 공개했다. 강사를 맡았던 이아무개 한양대 초빙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이놈(전교조)들은 질이 아주 나쁘다” “공무원과 선생 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 강한 조직으로 들어간다” “노조는 막말로 빨갱이다. 좌파다” “필요한 것은 정보이기 때문에 첩자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노조 폄하는 물론 사실상 불법적 부당노동 행위에 해당하는 대응을 부추기는 발언들이다.

전공노 울산지역 조합원들이  지난 3월31일 오전 울산시청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자치부의 공무원노조 합법화 설명회장에 정부의 공무원노조 정책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교육대상 6급 이하 공무원들은 행사 시작 후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전공노 울산지역 조합원들이 지난 3월31일 오전 울산시청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자치부의 공무원노조 합법화 설명회장에 정부의 공무원노조 정책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교육대상 6급 이하 공무원들은 행사 시작 후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에 앞서 2월9일과 14일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강원도에서 같은 주제의 강의를 300여명의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했고, 지난해 말부터 지난주까지 대구·군산 등에서도 네 차례 공무원 교육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군산에서 진행된 행자부 주최 워크숍에선 강원도에서와 동일한 주제로 강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재 교육부에서는 휴직한 상태이고 내년에 복직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조를 빨갱이로 발언한 것은 실수”라며 “다른 강의에서는 노조를 빨갱이로 보는 문화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로 강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강의에 사용한 용어들이 표현에 약간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덧붙엿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새로운 노사문화 건설에 앞장서야 할 정부 스스로가 색깔론과 부당노동 행위 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경수 공무원노조 법률팀 차장(노무사)은 “노조를 불순세력으로 보는 빨갱이, 첩자 등의 천박한 표현은 물론 강의 전반에서 흐르고 있는 맥락이 부당노동 행위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어 충격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 테두리에 들어와 교섭을 한다고 해서 제대로 대화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이번 일은 강사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 행자부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조사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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