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한겨레>의 신상 사진 중 어떤 사진을 기억해야할지 고민이라면 사진에디터가 '콕' 집어 추천하는 ‘사진에디터의 콕’을 체크하세요. 머스트해브(Must Have) 사진, 잇(It) 사진을 강창광 에디터가 골라 매주 금요일 전달합니다.
3년 전 만난 해고노동자들…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사진기자협회가 21일 선정한 ‘제52회 한국보도사진전’에서 <한겨레> 사진부 박종식 기자의 ‘3년 전 만난 해고노동자들…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가 시사스토리 부문 최우수상에 뽑혔습니다. 지난해 노동절을 맞아 5월1일자로 <한겨레> 1면에 실린 기획 사진입니다. 한국보도사진상은 전국의 신문사와 통신사 등에 소속된 사진기자 500여 명이 한 해 동안 국내외 다양한 현장에서 취재한 보도사진을 스팟뉴스(spot news), 제너럴뉴스(general news), 피쳐(feature) 등 11개 부문으로 나누어 전문가들이 수상작을 엄선합니다.
2012년 4월 대량 정리해고 뒤 세상을 등진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 22명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찍은, 기아차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윤주형씨 사진이 3년이 지나 그의 묘소 앞에 놓인 비극적 장면은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알려진 2011년 롯데백화점 창원점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으로 활동했던 이상구씨의 쓸쓸한 죽음도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투쟁을 계속해 모든 조합원에게 고통을 안길 수 없다.”라며 정든 직장을 떠난 그였습니다. 서울 중구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옥상 광고탑 70여 미터 하늘 위에서 법원 판결대로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기아차 비정규직 최정명, 한규협 조합원도 대표적 사례입니다.
잔인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해고 노동자들에게 다가올 봄의 따뜻한 햇볕이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을까요?
2월 1일 경기 평택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소속 해고 노동자 18명이 7년 만에 출근버스를 탔습니다. 쌍용차 사내하청으로 일했던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6명도 함께 출근했습니다. 이들은 복직의 기쁨보다는 아직 복직을 기다리는 나머지 해고노동자에 미안해 하며 첫 복직 출근길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올해 노동절에는 더 많은 노동자의 눈가에 ‘기쁨’의 눈물이 맺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에디터
ch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