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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이들 옷 물려입히기? 깨끗한 자연 물려주기!

등록 2007-11-12 18:27

나의 자유 이야기 /

어린이 유괴사건이 연일 보도되던 어느 날, 광주에 사시는 시어머님께서 전화하셔서는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아이들 옷을 너무 좋은 것으로 입히지 마라”고 말씀하신다. 시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긴 하셨어도 시어머님께서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가 올해 들어 8살, 5살 아들들에게 옷 한 벌 사 입히지 않은 사실을 아시면 얼마나 마음이 속상하실지 생각하니 죄송스럽기도 하다.

나는 우리 아들들의 옷을 거의 새로 장만하지 않고 대부분 교회나 이웃 형들의 옷을 물려 입힌다. 새 옷을 사기가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이유도 있지만 나 자신 어린 시절, 거의 옷을 물려 입었었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옷을 물려 입히게 되었다. 남자 아이들이라 그런지 우리 아이들도 새 옷에 대한 관심을 아직 표현하지 않고 있는 것도 옷 물려 입히기가 가능한 이유이다.

엄마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런 두 아들에게 새 옷을 한 번씩 사주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일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다스리게 된 이유는 어느 날,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환경스페셜을 보고 ‘옷 물려 입히기’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게 된 때문이다. 화학처리로 만들어지는 새 옷들이 유행 따라 소비되고 버려진다. 그 쓰레기들이 엄청난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 물론 우리 아들들이 지금은 새로 물려받은 옷에도 만족하고 “어느 형아의 옷이에요?” 하고 자연스럽게 묻곤 하지만, 조금 더 자라면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고 새 옷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런 시기가 오기 전에, 나는 우리 아들들에게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일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꾸미는 일에 대해서,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와 환경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나가야 하는 일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조기교육이다 영어교육이다 교육에는 대단한 열정을 보이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와 환경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열정을 보이지 않는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해 보인다.

나 자신 너무나 부족한 인간인 동시에 엄마이지만 나의 인생을 살아가며 삶의 자세나 생활하는 행동 유형들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결국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의미를 부여하고 찾아가는 일을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들과 함께 해 나가는 일만큼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김승연/인천시 연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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