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오늘 회의 열어 부실경영 집중 부각
이사회, 정사장 해임안 또는 사퇴권고 할듯
이사회, 정사장 해임안 또는 사퇴권고 할듯
검찰이 4일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을 전격 출국금지 조처한 데 이어 감사원이 5일이나 6일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곧바로 7일 한국방송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여 이명박 정부의 올림픽 개막일(8일) 이전 정 사장 ‘제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7일로 예정됐던 한국방송 특별감사 관련 감사위원회의를 이틀 앞당겨 5일 열기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원들의 휴가를 7~14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잡아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5일 감사위원회의 직후 또는 6일 한국방송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 이사회도 임시 이사회를 일부 이사의 요구로 애초 13일에서 7일로 엿새 앞당겨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유재천 이사장은 “7일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 사장 해임 결의는)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이사들끼리 사전 합의도 없었다. 회의를 진행해 봐야 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한국방송 경영진의 ‘적자 경영’을 집중 부각시키면 이를 빌미로 한국방송 이사회가 정 사장 해임건의안이나 사퇴권고안을 채택할 것이라는 게 언론계 등의 관측이다.
감사원이 정 사장의 ‘경영책임’을 물으면서 감사원법을 근거로 직접 해임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감사원법 32조 9항을 보면, “비위가 현저하다고 인정될 때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공영방송 수호세력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은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공영방송 케이비에스를 말한다’ 광장 토론회를 열고 뉴스와 프로그램, 경영 등 정 사장 체제 5년을 평가한 뒤 정 사장 해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와 피디협회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감사 착수부터 발표까지 통상 4개월 이상 걸리는데도 2개월도 안 돼 발표하려는 이유 △감사위원회를 이틀 앞당긴 이유 등을 감사원에 공개질의하고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의 방송장악 기도에 들러리 서지 말아 달라”며 개혁 성향 감사위원 접촉에 나섰다. 김민석 최고위원과 이미경 사무총장은 판사 출신인 이석형 위원을, 김진표·송영길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김용민 위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방송 기자협회와 피디협회도 감사원장을 대행하고 있는 김종신 사무총장 접촉에 나섰고, 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항의집회도 열 예정이다. 김동훈 최익림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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