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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 5주년, 전·현 제작진 65명 모임

등록 2008-10-14 17:47수정 2008-10-14 20:25

<한국방송> ‘시사투나잇’ 5주년을 맞아 시사투나잇 전·현직 피디 65명과 그들을 응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10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맥줏집에서 ‘시투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해임에 항의해 환경정보팀장 보직을 사퇴한 이장종 피디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한국방송> ‘시사투나잇’ 5주년을 맞아 시사투나잇 전·현직 피디 65명과 그들을 응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10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맥줏집에서 ‘시투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해임에 항의해 환경정보팀장 보직을 사퇴한 이장종 피디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권력 비판·약자 보호 ‘시투’ 폐지해선 안돼”
“사장이 임명권자에 성의 보이려고만 해”
폐지 압박에 반대목소리 높아…사장은 심의 강화 지시

“획일적 중립을 거부해온 ‘시투 정신’을 위하여, 다 같이 건배!”

‘축하의 잔’이었으나, ‘결의의 잔’이기도 했다. <한국방송>(KBS) ‘시사투나잇’(‘시투’) 전·현직 제작진 65명은 지난 10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인근 맥줏집에서 ‘시투’ 방송 5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행사를 열었다. 5주년이 되는 정확한 날짜는 11월3일이다. 3주 가량 행사 일정을 당겼다.

지금 한국방송에선 ‘시투’의 미래를 결정할 프로그램 개편 작업이 보안 속에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시투’뿐 아니라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 쌈’ 등 권력비판 프로그램들이 ‘사망선고’ 혹은 치명적인 성격 변화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파다하다. 최종을 편성본부장은 13일 국정감사에서 이미 “(개편안이) 결정됐다”고 밝힌 상태다. 개편안 발표 직전 미리 개최한 이번 모임은 ‘시투’의 생살여탈권을 쥔 경영진을 참석자들의 호소로 압박해 보겠다는 ‘소박한 전략’이었다.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지난 달 ‘권력비판 프로그램’이 폐지될 경우 제작 거부 등 전면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결의를 한 바 있다.

첫 방송 이래 5천여 주제를 다룬 ‘시투’는 ‘객관’과 ‘중립’이란 잣대에 갇힌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깨며 주류적 시선을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 ‘앰네스티 언론상’과 민주언론 시민연합 ‘올해의 좋은 방송상’, 2005년 언론노조 ‘민주언론상’ 등을 받았다. 송재헌 책임피디는 “힘센 이에게 굴하지 않고 약한 이를 보듬어온 ‘시투’는 오히려 이명박 정권 하에서 더 본령에 충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폐지에 반대했다.

지난 9월 말 시사정보팀장이 제작진의 ‘폐지 반대’ 의견을 수렴해 편성책임자에게 전달했지만, 최종 결정에 영향을 끼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피디는 “이병순 사장은 자신을 임명해 준 사람들에게 ‘시투’를 제물삼아 성의를 보이려고 할 것”이라며 폐지에 무게를 뒀다. 다른 피디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데다 노조 선거를 코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공영성 악화’ 시비를 굳이 감수하려 들지 않을 것”이란 희망섞인 바람을 내비쳤다.

최근 사내에 공지된 프로그램 제안 공모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입사 6년차인 한 피디는 “공모 내용이 ‘비용 안 드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달라’였는데, 입사 이래 그런 공모는 처음이었다”며 “‘시투’를 없애고 적은 제작비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때 ‘시투’ 대안으로 거론되던 대담 프로그램 ‘시사토크’의 경우 ‘시투’ 제작비의 3분의 1이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심의도 강화되고 있다. 이병순 사장의 지시로 한국방송은 6일치 방송분부터 ‘시투’ 심의 방식을 위임심의(사전심의가 불가능한 생방송에 한해 제작진에게 심의를 위임)에서 사후심의로 변경했다. 심의위원들은 직접 보고서를 작성해 7일 오전부터 사장실로 보고하기 시작했다.

심의 내용도 ‘시투’ 제작진의 시각과 많이 다르다. ‘사이버 모욕죄’ 논란을 다룬 6일 방송에 대해 심의보고서는 “사회적 문제인 악성 댓글은 마땅히 없어져야 되고 실명제로 전환하는 법 개정을 부각시켜야 하는 것이 정의사회 구현에 적합할 것 같은데, 양쪽의 눈치를 보는 인상을 주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한 피디는 “‘시투’에 대한 게이트키핑을 강화해 제작진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 책임피디는 “‘시투’를 거쳐 간 진행자들 인터뷰, ‘헤딩라인뉴스’ ‘시투만평’ 등 풍자꼭지 ‘베스트 5’를 선정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다음달 3일 방송될 5주년 특집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다. 그는 덧붙였다. “단 시투가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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