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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오는 압박…끄떡않는 노조…YTN투쟁 ‘시즌2’

등록 2008-12-17 14:09수정 2008-12-17 14:10

<와이티엔> 노조원들이 10일 오전 7시께 서울 남대문로 와이티엔 본사 후문 앞에서 출근하고 있는 구본홍 사장을 향해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 사장은 법원의 업무방해금지 결정으로 9일부터 정상출근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와이티엔> 노조원들이 10일 오전 7시께 서울 남대문로 와이티엔 본사 후문 앞에서 출근하고 있는 구본홍 사장을 향해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 사장은 법원의 업무방해금지 결정으로 9일부터 정상출근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구 사장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 법원 수용
방통위 재승인 심사 보류…회사 “정상화” 압박
노조 “퇴진운동 계속” 결의…대면투쟁 지침
여전했다. 15일 <와이티엔>(YTN) 노조 조합원들은 여전히 “구본홍은 물러가라”를 외쳤고, 사장실 앞까지 쫓아올라가며 구본홍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매일같이 식은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면서도 사옥 후문 앞 집회엔 수십 명이 얼굴을 드러냈다. 전과 다름없이 그들은 150일째를 넘어선 구 사장 출근 저지 투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사실 노조는 최근 ‘여전하지만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두 가지 변수가 있었다. 구 사장이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8일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고, 11일엔 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티엔의 재승인 심사를 보류했다. 가처분 결정으로 구 사장의 사장실 출입을 막을 수 없게 됐다. 17층 사장실 앞과 15층 노조 사무실 앞에 나붙은 법원 고시문은 법원의 결정내용을 24시간 상기시키고 있다.

재승인 심사 보류의 압박 강도는 더 셌다. 구 사장은 당일 성명을 내고 “심사위원들은 (노조의) 인사명령 불복으로 조직 기강이 서 있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선 정상화를 주문했다”며 노조를 겨냥했고, 보수 언론단체 미디어발전국민연합도 15일 “내년 3월까지 와이티엔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방통위는 재허가를 거부해야 한다”는 자극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2일 밤 장시간 계속된 조합원 비상총회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재승인 취소란 칼끝이 와이티엔을 겨누고 있다. 정말 문 닫을 수도 있다”는 발언이 터져나왔고, “노조가 투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노조는 큰 동요 없이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가처분 결정으로 노조의 투쟁 입지가 좁아졌을 것이란 시각에 대해 한 조합원은 “법원 결정이 그간 희생을 감내하며 진행해온 노조 투쟁방식의 부담감과 피로도를 줄여준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12일 총회의 최종 결론도 참석자의 80% 정도가 뜻을 모은 ‘구본홍 반대 투쟁 고수’였다.

현재로선 두 가지 변수도 조합원들을 흔들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며 결의를 다지는 중이다. 한 조합원은 “와이티엔 사태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 한 노조 투쟁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암이 문제면 암 조직을 떼어내야 병이 치유되듯이, 구 사장으로 발생한 문제는 구 사장 사퇴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달라지면서 노조 투쟁도 ‘시즌 2’로 접어들고 있다. 노종면 위원장은 “‘시즌 2’의 핵심은 ‘대면투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본홍씨를 사내에서 만나면 인사도 악수도 하지 말고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사퇴를 요구한다’는 ‘응대지침’이 내려져 있다”며 “구씨가 사장실엔 들어갔지만 회사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재승인 심사 보류가 정부의 ‘자충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2월24일이란 ‘정해진 시한’까지 노조가 투쟁방향을 변화시키지 않을 경우, 와이티엔 재승인 취소라는 ‘실패가 뻔한 도박’이 부담스러운 정부로선 꺼내들 카드가 없다는 얘기다.

한 해고 조합원은 “날치기 주주총회, 민영화 논란, 주식매각, 가처분 결정과 재승인 보류 등 고비 때마다 우린 지혜와 뜻을 모아 잘 넘겨왔다. 이번 고비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가 17일 열리는 ‘와이티엔 후원의 밤’을 위해 모금한 후원금 가운데 일반 국민이 보탠 금액이 1천만원을 넘어섰다. 12일 총회에서 한 기자는 힘줘 강조했다.

“국민들은 공정방송 하겠다는 우리 의지를 보고 와이티엔을 지지해줬다. 우리가 투쟁을 포기하면 공정방송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와이티엔이 바로 죽는 길이다. 노조 투쟁으로 ‘와이티엔은 멋진 언론사’란 이미지가 커졌다. 멋진 언론사 되자. 이 좋은 걸 왜 안 하나.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이긴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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