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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드라마 ‘주몽’보다 더 재밌네

등록 2006-09-10 17:40수정 2006-09-11 13:44

무용총 벽화 사진 앞에서 고구려인의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들
무용총 벽화 사진 앞에서 고구려인의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들
서울역사박물관 ‘고구려 고분 벽화전’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요즘 큰아이의 관심은 온통 텔레비전 역사드라마 <주몽>에 가있다. 덕분에 고구려 관련 책을 함께 읽어 보며 아이와 함께 고구려에 대해 공부해 볼 기회도 갖게 되었다. 그런 아이에게 지난 1일부터 서울역사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구려 고분 벽화전’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2004년 7월 1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 위원회는 북한 내 고구려분과 중국 내 고구려 고분을 만장일치로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고구려벽화는 중국의 ‘돈황석굴 벽화’와 함께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귀중하고 또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이번 전시는 교토통신이 북한에 들어가 찍어온 사진들을 모아 전시하는 것이다.

관람을 가기 전 아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고구려 고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직접 활동지를 만들어 보았다. 각 고분들의 소재지와 벽화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기록해본 뒤에 직접 전시장에 가서 벽화를 관찰하고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은 어떠했을지 상상력을 발휘해 재미있게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맨 먼저 아이들은 고분의 모형과 고구려 사람들이 벽화를 그리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그림을 보며 그때 당시에는 어떤 물감을 사용했을까 궁금해했다. 그리고 안악 고분부터 차례대로 전시실을 돌면서 비록 사진으로 보는 벽화이지만 꼼꼼히 둘러보면서 고구려 사람들의 삶을 아이들의 눈으로 찾아내기 시작했다.

말을 타고 몸을 뒤로 돌려 활을 쏘는 장면이 그려진 덕흥리 고분 벽화앞에서 말의 머리에 시선이 가려져 활을 잘 쏠 수 없어서 몸을 뒤로 돌리고 활을 쏘는 ‘파르티아 사법’을 사용한 고구려인의 멋진 자세를 감상했다. 또 수레를 타고 나들이를 나서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진 쌍영총의 벽화 앞에서는 그 수레를 타기 위한 커다란 길이 닦여 있을 고구려의 멋진 마을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말대신 소가 마차를 끄는 모습도 신기해했다.

덕흥리 고분 벽화에는 고구려의 유명한 철갑기병인 ‘개마무사’가 나온다. 철갑옷을 말에 씌우고 큰 창을 들고 머리에 깃털이 달린 투구를 쓴 개마무사는 고구려인의 늠름함을 온 몸으로 말해주는 듯 했다.


외양간에 소와 말이 있고 부엌에는 떡을 찌는 시루가 올려져 있고, 그 옆에는 갓 잡은 고기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고기 창고와 아궁이들이 그려진 안악 고분 벽화는 고구려 사람들도 소를 농업에 이용할 만큼 농업이 발달했고, 먹을 것이 풍족했으며, 부유한 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늠름한 고구려인의 기상이 그대로 느껴지는 개마무사 벽화 사진.
늠름한 고구려인의 기상이 그대로 느껴지는 개마무사 벽화 사진.

고구려인들은 높은 천문관측 기술을 바탕으로 천문방위 개념을 발달시켰다고 하는데 별자리의 4신인 현무(북), 주작(남), 청룡(동), 백호(서)가 고분에 나타나는 것은 고구려 벽화의 특징이라고 한다. 강서중묘와 강서대묘에 그려진 다양한 현무도, 청룡도, 주작도, 백호도는 실감나는 묘사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벽화에 그려진 그림 중 아이들의 관심을 제일 많이 끈 것은 쌍영총 벽화의 해 그림이었는데, 그 그림 안에 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 그림인 삼족오가 있었다.

전시장 한 켠에는 고구려인의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 장소가 있다. 말타기에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좁은 소매와 바지, 새털을 꽂아 장식한 조우관, 가죽신을 특징으로 하는 고구려 사람들의 패션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우리 민족은 백의민족이라고 하는데 고구려 사람들은 흰옷보다는 알록달록한 옷을 더 많이 입은 것 같다며 고구려 옷이 지금의 한복보다 더 입기에 편리한 것 같다고 했다.

안악 고분과 덕흥리 고분, 쌍영총, 호남리 사신총, 강서대묘, 강서중묘를 차례로 돌아보고 나오는 출구 쪽에 퀴즈코너가 마련돼 있다. 돌아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라는 뜻이다.

고분에 부엌이랑 방, 외양간, 방앗간은 다 있는데 화장실은 안 그려져 있는지, 왜 고구려사람들은 벽화에 빨간색을 자주 사용했는지 등의 호기심을 여전히 풀지 못한 아이들은 다시 한번 더 관람을 오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벽화들이 모두 북한과 중국에 있다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남쪽에 남아 있는 고구려 유적들을 찾아보고 고구려에 대해서 좀더 탐구해보기로 하였다.

고구려 벽화전은 10월 22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실에서 열린다. 개관 시간은 화~금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이고, 주말은 오후 7시까지이다. 어른 7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와 노인은 무료. (02)724-0114.

*주변에 가볼만한 곳

광화문에서 서울역사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는 표지석이 여러 개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인 ‘원각사’ 터, 소파 방정환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 ‘야주개터’, 경희궁의 정문이 있던 자리인 ‘흥화문’터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역사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과 보물찾기 하듯 이런 표지석들을 찾아 보면 즐거운 나들이가 한결 더 즐거울 것이다.

글·사진 홍준희/나들이 칼럼니스트 madlin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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