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좌 수강료 및 메가스터디 연간 매출액
고삐 풀린 학원비 (하)
시장 선점 ‘메가’ 유명강사 전속계약
수강료 올려 오프라인 학원과 엇비슷
교육부 “원가대비 비싼셈” 폭리 지적 온라인 학원들의 수강료가 오프라인 학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지나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두 사이트가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온라인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강사 싹쓸이, 고가 정책 등 여러 폐해들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에야 그동안 아무 규제 없이 풀어뒀던 온라인 학원 분야를 규제하겠다며 방안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장 급성장과 메가의 독주=지난 1월 산업자원부에서 발표한 ‘이러닝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온라인 학원(이러닝 콘텐츠 부분)의 2006년 매출액은 3894억원으로 전년도 3363억원에 견줘 15% 이상 늘었다. 사업체 수도 167개로 2005년 126개보다 32.5% 늘었다. 특히 이들 업체 가운데 연간 매출액 1천억원을 넘어 선 메가스터디의 독주가 두드러진다. 최근 이 업체는 코스닥에서 다섯 번째로 시가 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방문자 수 기준 점유율도 21.6%로 무료 사이트인 EBSi의 22.4%에 약간 뒤지는 수준이다.(그래픽 참조) 이런 배경엔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와 온라인 학원을 오프라인 학원과 달리 ‘평생교육 시설’로 지정해 지원해 온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깔려 있다. 폭리 취하나=하지만 최근 온라인 학원들의 수강료가 오프라인 학원의 턱 밑까지 치고 오면서 이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등부 유료 온라인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메가스터디의 경우, 수강료가 20회 50분 기준 6만~7만원 선으로 오프라인 학원 수강료와 별 차이가 없다. 비타 에듀나 이투스 등 다른 업체들의 수강료도 5~6만원 선으로 책정돼, 낮지 않은 수준이다.(그래픽 참조) 메가스터디 대표 강사였던 이범 곰티브이 교육총괄본부 이사는 “온라인 학원은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일정 선을 넘으면 들어가는 게 별로 없다”며 “1천원 어치를 팔아 3백원 이상 남기는 영업이익률만 봐도 수강료가 얼마나 높게 책정돼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자 수 기준 3위 업체인 아윌패스의 이경아씨는 “2001년엔 월 12만원에 전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했으나, 단계적으로 비용을 낮춰 현재는 월 3만원을 받고 있다”며 “초기 투자 비용이 회수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 강사 싹쓸이=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메가스터디가 고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선점한 시장을 바탕으로 이른바 스타 강사들을 싹쓸이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강사들과 전속 계약을 맺고, 이들이 다른 온라인 학원에 출강하는 것을 막는다. 강사들은 이비에스아이(EBSi)나 강남구청 인터넷방송 등 공익 기반의 온라인 학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겸하고 싶어도, 메가스터디가 선점한 시장이 워낙 넓어 계약에 응할 수밖에 없다. 입시 상품의 특성상 학생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도 한 이유다.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메가에 있을 때 무료 방송인 〈교육방송〉 출강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며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온라인 사교육은 메가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 ㄱ고 3학년 윤아무개(18)군은 “메가가 딴 데 비해 비싸지만, 막상 시험을 생각하면 손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규제 제대로 될까= 교육부는 지난 20일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평생교육 시설로 분류해 온 온라인 학원을 일반 오프라인 학원과 마찬가지로 분류해 적극적으로 규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종구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오프라인보다 싸더라도 원가를 따져보면 엄청 비쌀 수 있다”며 “엄청난 사교육 시장이 창출돼 움직이는데, 정부 입법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온라인 학원 규제 방안과 관련한 정책 연구를 이달 초 시작했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끝>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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