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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식물도 ‘집안’이 있어요

등록 2007-05-13 23:01수정 2007-05-15 17:10

다닥냉이
다닥냉이
이유미의 숲 이야기/

냉이과 꽃다지 작은 꽃을 들여다 보세요.

 식물을 보면, 혹은 식물을 생각하면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식물을 구별할 때 가장 먼저 기준이 되는 식물의 부분은 무엇인가요? 흔히 꽃의 색깔은 무엇인가?, 나무처럼 키가 큰가, 풀처럼 키가 작은가? 잎의 모양은 어떠한가? 그런 특징들을 먼저 생각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식물을 구별해내는 가장 중요한 비법은 식물의 집안을 먼저 생각하고 그 집안에 속한 식구들의 특징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요. 학술적인 식물도감들도 모두 이렇게 같은 집안끼리 묶어 놓은 순서로 만들어져 있답니다.

 그렇다면 식물의 집안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모습은 무엇일까? 색깔도, 크기도, 잎의 형태도 아니랍니다. 이런 특징들은 식물이 자라는 환경, 어린식물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식물을 서로 구별해 내는데 정말 중요한 식물의 잎, 줄기 같은 영양기관이 아니고 꽃이나 열매같은 생식기관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콩과식물 즉 콩 집안에 속하는 식물들은 모두 콩의 꼬투리같은 열매를 가졌어요. 콩은 풀이고 꽃도 작고 진분홍색이지만 열매는 꼬투리이지요. 키도 크고 흰꽃이 향기로운 아까시나무도 모습은 전혀 다르지만 열매를 보면 콩과 같답니다. 우리 주변에있는 등나무, 칡, 싸리, 완두… 모두 마찬가지지요.

 또 십자화과 집안 식물들은 꽃잎네장이 모여 열 십자(十)모양으로 달리고 꽃받침도 마찬가지이며 수술이 모두 6개인데 4개는 길고 2개는 짧답니다. 어떤 식물들이 그러하냐 하면 우리가 잘 아는 배추, 무우, 유채, 갓, 냉이, 꽃다지, 말냉이 … 조금씩 잎과 꽃색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꽃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집안식구들은 성분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아주 비타민이 많은 산나물이거나 야채이지요. 혹시 어떤 식물을 앞에 두고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 가지고 논란이 붙었다면 꽃의 구조를 살펴보세요. 십자화과임이 확인되면 먹는 식물일 확률이 아주 높은 것이지요.

 요즈음 들판에 나가면 양지바른 곳에 가면 어디나 서로 희고 노란 꽃들을 가지고 세모지고 타원형인 열매들을 달고 자라고 있는 냉이와 꽃다지가 피어있습니다. 때론 작은 꽃밭가험 가득 모여 피기도 하지요. 서로 집안 식구들끼리 정답게 있는 모습이랍니다. 작은 꽃잎들이 달린 모습을 가만히 들려다 보세요. 두 식물이 얼마나 닮았는지.

 그렇게 한번 집안을 알고 나면 다른 식구들도 눈에 뜨이지요. 같은 십자화집안에서 하트형의 열매가 달리면 말냉이 작고 둥근 열매가 다닥다닥 달리면 다닥냉이, 미나리잎처럼 생긱 키가 큰 녀석은 미아리냉이….

  “집안을 보고 그 다음 각기 특징을 살려라.” 결혼할 때의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식물을 공부하는 비법의 하나지요.

국립수목원 연구원 ymlee99@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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