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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파트, 자동차 등 물건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광고이야기
최근 자동차, 아파트 등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CF광고가 자주 선보여 물의를 빚고 있다.
CF광고는 상업성이 강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손쉽게 접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CF광고는 반복되는 음향이나 강렬한 영상,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하기 때문에 길이는 짧지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요즘 TV에서 나오는 광고를 보면 어떠한 사물을 소유했느냐가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그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최고의 인기CF는 “쇼(SHOW)를 하라”고 외치는 모 이동통신사 시리즈다. 특히 머리가 하얗게 샌 노부부가 나란히 서서, 아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아무것도 필요없다. 아무 것도 안나온다, 연속극은 옆집 가서 본다”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보고서, 고향부모방문'편은 매주 인기CF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 광고는 고향 방문이 뜸해진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그리움과 효를 코믹하게 그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노부부는 “아무것도 필요없다”를 반복하지만, 전혀 나오지 않는 TV를 힘차게 두들기며 ‘TV가 필요하다’는그 속내를 드러낸다. 결국 CF는 아들의 TV선물을 받아 덩실덩실 춤을 추던 두 부부가 물이 솟구치는 고장 난 세탁기를 배경으로 다시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없다”를 천연덕스럽게 외치며 마무리 한다. 하지만 웃음과 감동을 주는 CF의 한 장면이 현실의 독거노인들에게는 씁쓸한 미소를 짓게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으며, ‘독거노인’ 중 92%는 자식이나 손자·손녀, 또는 형제자매가 있다. 또 자식과의 화상전화로 TV와 세탁기를 선물받기는커녕 명절조차 찾아오지 않는 ‘서류상의 자식’ 때문에 정부지원도 못 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있다. 일부에서는 ‘과대해석’ 한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 있으나, 부모에 대한 효가 과연 필요한 물건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충족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한 것은 명품차와 아파트를 가져야지 인생이 가치 있고, 성공한 삶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들도 많다는 점이다. 더욱이 아파트 광고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평생 목표가 ‘내집 마련’인 현실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위층의 품격을 높이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구설수에 오른 광고는 삼성 ‘래미안’아파트 TV광고이다. 이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아파트에 살지 않는 서민층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 측은 최근 두 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초등학교 남학생이 같은 반 여자 친구를 방과 후 집으로 초대하는 이야기인 ‘초대편’과 남자친구를 부모에게 소개하기 위해 집으로 데려가는 내용인 ‘연인편’이다. 이 두 편의 광고는 모두 자기가 ‘래미안’에 사는 것이 큰 자부심으로 비춰진다.
특히 연인편에서 주인공인 수정씨가 “선배, 저 남자친구 집에 인사 시키는 것 처음이에요”라고 말하자 깔끔한 정장차림의 남자는 “집이 어디야?”묻는다. 이에 여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저기야, 저 집이야”라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는 바로 ‘래미안’ 로고가 뒤따랐다.
이에 네티즌들은 집 없는 서민들, 특히 아파트에 살지 않는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며, 열등감을 자극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디 ‘레파안’은 “서민의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광고, 이 광고를 보면 꼭 이 곳에 살아야만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광고는 보는 이의 상황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돈 많은 이에게는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겐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들릴 수 있다”며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다 보면 사회적 열등감을 느낄 것이다. 이 아파트 안 살면 애인도 못 데려 오겠다”라고 말했다.
‘래미안’보다 일찍 선보인 ‘힐 스테이트’아파트 광고도 비슷한 컨셉으로 제작됐다. ‘아빠의 가치’편을 보면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들을 보며 한 남성의 다짐들이 하나 둘 소개된다. ‘인생을 가치있게 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은 아이들에게 서재 만들어주기, 가족과 요트로 도버해협횡당하기 등의 바람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그 중 가장 큰 가치로 부각되는 것은 바로 ‘힐 스테이트에 사는 것’이다.
아무리 광고의 한 장면이지만, 대다수의 아빠들이 그렇게 살아야만 삶이 소중하고 성공한 것처럼 그려지는 대목이라서 눈살을 지푸렸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이밖에도 “달라”라는 CM송으로 유명한 현대 i30 자동차 광고도 남들과 다른 차를 타는 나만의 가치를 부각한다.
이미지가 생명인 광고, CF(Commercial Film)라는 이름대로 보다 많은 물건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한 상업광고라지만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광고방송이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도 커져야 하지 않을까?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현재 최고의 인기CF는 “쇼(SHOW)를 하라”고 외치는 모 이동통신사 시리즈다. 특히 머리가 하얗게 샌 노부부가 나란히 서서, 아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아무것도 필요없다. 아무 것도 안나온다, 연속극은 옆집 가서 본다”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보고서, 고향부모방문'편은 매주 인기CF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 광고는 고향 방문이 뜸해진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그리움과 효를 코믹하게 그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노부부는 “아무것도 필요없다”를 반복하지만, 전혀 나오지 않는 TV를 힘차게 두들기며 ‘TV가 필요하다’는그 속내를 드러낸다. 결국 CF는 아들의 TV선물을 받아 덩실덩실 춤을 추던 두 부부가 물이 솟구치는 고장 난 세탁기를 배경으로 다시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없다”를 천연덕스럽게 외치며 마무리 한다. 하지만 웃음과 감동을 주는 CF의 한 장면이 현실의 독거노인들에게는 씁쓸한 미소를 짓게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으며, ‘독거노인’ 중 92%는 자식이나 손자·손녀, 또는 형제자매가 있다. 또 자식과의 화상전화로 TV와 세탁기를 선물받기는커녕 명절조차 찾아오지 않는 ‘서류상의 자식’ 때문에 정부지원도 못 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있다. 일부에서는 ‘과대해석’ 한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 있으나, 부모에 대한 효가 과연 필요한 물건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충족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한 것은 명품차와 아파트를 가져야지 인생이 가치 있고, 성공한 삶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들도 많다는 점이다. 더욱이 아파트 광고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평생 목표가 ‘내집 마련’인 현실에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위층의 품격을 높이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구설수에 오른 광고는 삼성 ‘래미안’아파트 TV광고이다. 이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아파트에 살지 않는 서민층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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