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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긍정의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라

등록 2007-12-23 15:14

남관희의 학부모 코칭
남관희의 학부모 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어떤 엄마가 워크숍에 참석했다. 일주일쯤 지나서 “교육 후에 변한 것이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 엄마의 대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혹시 전과 다르게 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고 다시 부탁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제가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엄마 이제 그런 소리 좀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전 같으면 그런 아이가 미워져서 더 길게 뭐라고 그랬을 텐데 이번엔 아차 싶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사과 했어요. 그랬더니 오히려 아이도 미안해했는데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 엄마가 새로운 시도를 해본 것과, 그 결과 변화된 상황을 새롭게 경험한 것을 크게 축하했다.

그 엄마는 “앞으로 아이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면 잔소리를 줄일 수 있겠다”며 “자신감이 좀 생겼다”는 표현을 했다. 이쯤해서 나는 한 마디를 더 붙였다. “이렇게 자신이 잘한 것을 잘 찾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니까 아마 아이에게도 그럴 것 같다. 혹시 아이에게 칭찬이 인색한 것이 아니냐?”고 했더니 그분은 깜짝 놀라며 “그렇다”고 했다.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분을 코칭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서의 별명이 ‘Fault Finder(실수 탐지기)’란다. 당연히 본인에 대해 늘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었던 분이다. 나도 그분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했다.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보니 내 기대 수준은 늘 높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룬 것보다 못 이룬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자신을 탓하는 편이었다. 자녀나 부하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우리 집의 경우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내 아내는 달랐다. 자신을 보는 시각도 매우 긍정적이고, 아이들의 긍정적인 면을 잘도 찾아서 칭찬해 준다. 나에 대해서도 칭찬을 잘한다. 이런 긍정적 태도가 우리 가정을 늘 밝게 만들어 낸다. 그러고 보면 긍정의 시간이 바로 행복의 시간이다.


우리는 칭찬이란 말을 생각하면 남보다 잘했을 때를 떠올린다. 아니면 아이가 내 기대보다 잘했을 때를 떠올린다. 그렇다! 남보다 잘 했을 때 칭찬할 만하다. 당연히 기대보다 잘 했을 때 칭찬할 만하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늘 남보다 잘하지 못하고 내 기대보다 낮다면 칭찬을 할 수 없는가? 그렇지 않다. 아이가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런 사실을 잘 알아차리고 칭찬할 수 있다. 그럴 때 아이는 기분이 좋아지고 더 좋은 성과를 향해 발걸음 가볍게 달려간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예전의 자신과 비교해 나아진 것을 칭찬하고 축하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경쟁의 시대에 산다고 한다. 혹시 너무 칭찬하면 사회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한다. 스펜서 존슨은 <멘토>에서 경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스스로와 경쟁한다.”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는 협력하며, 자신과는 경쟁을 하며 스스로 성장한다. 자신과의 경쟁이 외롭지 않게 옆에서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돕는 것이다.

우리는 완벽할 수가 없으며, 또한 완벽할 필요도 없다. 다만 성장할 뿐이다. 누군가에게 꼭 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성장한 것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충분히 누리자. 그런 다음 아이에게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자. 얼마든지 나아진 것들이 있다.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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