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석의 문장강화
한효석의 문장강화 / [난이도 수준-중2~고1]
31. 제대로 배워야 잘 쓴다 (마지막회)
어느 동화에서 사람들은 파랑새를 찾아 집을 떠납니다. 그렇게 헤매다 지쳐서 집에 돌아오니 파랑새가 집에 있더랍니다. 이 동화처럼 논술을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학교 밖에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논술은 학교에서 독립 과목으로 가르치지 않을 뿐이지, 교사가 가르친 것을 학생들이 익혀서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원고지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원래 평가란 배운 것을 확인하는 수단이지요. 그러므로 현행 논술 시험은 공교육 12년 결과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학교에서 제대로 배워야 시험을 잘 치릅니다. 제대로 배우면 그 정도는 당연히 풀 수 있습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학교에서 영어를 10년씩 공부해도 ‘영어 바보’가 됩니다. 논술도 그와 비슷할 뿐입니다.
현행 논술 시험에서는 수험생에게 글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주고 지시하는 대로 문제를 풀게 합니다. 그러면 수험생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잘 활용하여, 그 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출제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자기 견해를 어떻게 ‘적용’하여 어떤 구조에 담아 드러낼지를 구상합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학생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지식, 이해, 분석, 적용’ 기준과 같습니다. 즉, 과목에 상관없이 공교육 12년 동안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학습 목표와 평가 과정이 논술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물론 논술에서는 이해력, 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채점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논술이 하루에 되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겁을 줄 뿐, 왜 그런지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고3 학생 논술 수준이 공교육 학습의 최종 목표라고 칩시다. 그 자료를 독해할 때 필요한 지식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요? 그 자료를 통합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지요? 그게 아니면 제대로 이해하고도 이성적으로 논증하는 것이 힘든지요? 또는 어떤 말로 자기 생각을 산뜻하게 드러내는 것이 잘 안 되는지요? 어느 대학은 통합 논술이라며 여러 과목을 섞어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원래 통합이란 인간이 약속한 글자, 그림, 표, 사진 따위를 보고서 구체적인 현상 속에 담긴 본질과 개념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교사 여러 명이 분석해야 그 자료를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출제자가 묻는 본질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그 대학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모르거나 일부러 무시하는 것입니다. 즉, 학생과 교사, 학부모 잘못이 아닙니다. 워드프로세서의 다양한 기능을 낱낱이 익히려면 하루에 안 됩니다. 그러나 워드프로세서로 간단히 글을 쓰고, 인쇄물로 뽑아서 바로 읽어보는 수준만 바란다면 하루만에 익힐 수 있습니다. 논술 시험은 몇몇 기준을 제시하여 그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지, 백일장에 참여하여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즉, 고3 수험생이 공교육에서 제대로 배운 뒤에, 논술 시험에서 요구하는 것을 잘 지키며 쓰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글 솜씨를 타고나지 않아도 기준에 맞추어 익히면 해결할 수 있지요. 현행 논술 시험을 더 지속해야 한다면 사회 구성원(대학, 정부, 교사, 학부모, 학생)이 각자 어떤 몫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세요. 한효석 <너무나도 쉬운 논술> 저자. 누리집 pipls.co.kr
그런데도 사람들은 논술이 하루에 되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겁을 줄 뿐, 왜 그런지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고3 학생 논술 수준이 공교육 학습의 최종 목표라고 칩시다. 그 자료를 독해할 때 필요한 지식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요? 그 자료를 통합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지요? 그게 아니면 제대로 이해하고도 이성적으로 논증하는 것이 힘든지요? 또는 어떤 말로 자기 생각을 산뜻하게 드러내는 것이 잘 안 되는지요? 어느 대학은 통합 논술이라며 여러 과목을 섞어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원래 통합이란 인간이 약속한 글자, 그림, 표, 사진 따위를 보고서 구체적인 현상 속에 담긴 본질과 개념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교사 여러 명이 분석해야 그 자료를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출제자가 묻는 본질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그 대학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모르거나 일부러 무시하는 것입니다. 즉, 학생과 교사, 학부모 잘못이 아닙니다. 워드프로세서의 다양한 기능을 낱낱이 익히려면 하루에 안 됩니다. 그러나 워드프로세서로 간단히 글을 쓰고, 인쇄물로 뽑아서 바로 읽어보는 수준만 바란다면 하루만에 익힐 수 있습니다. 논술 시험은 몇몇 기준을 제시하여 그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지, 백일장에 참여하여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즉, 고3 수험생이 공교육에서 제대로 배운 뒤에, 논술 시험에서 요구하는 것을 잘 지키며 쓰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글 솜씨를 타고나지 않아도 기준에 맞추어 익히면 해결할 수 있지요. 현행 논술 시험을 더 지속해야 한다면 사회 구성원(대학, 정부, 교사, 학부모, 학생)이 각자 어떤 몫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세요. 한효석 <너무나도 쉬운 논술> 저자. 누리집 pip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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