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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사가 ‘진로지도 전문가’가 돼야 하는 이유

등록 2008-03-02 17:02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진로교육
이로미의 진로교육 나침반 /

얼마 전 중등교원 대상 진로지도 연수에 다녀왔다. 진로지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연수 참가 신청을 받자마자 몇 분 만에 마감되곤 하는 이 4박5일 교육에서 만난 선생님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이 어떤 미래를 그려가는지는 우리들이 책임을 많이 느끼는 부분이지요.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맡은 교과를 가르치는 게 우선인데다 학교에서는 입시가 모든 것이기도 하고 …. 어떤 활동을 해보려고 해도 학생들이 관심 없어 하면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대해 큰 관심과 의지를 보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또 진학지도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미 자리를 잡은 탓에 혼자서 진로지도의 중요성을 외치는 것이 그야말로 외로운 투쟁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15~29살 4891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진로지도나 직업체험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이 70%가 넘었다는 사실은, 학교 진로지도의 부재를 잘 보여준다.


학생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교사는 한 학년을 함께 보내더라도 자신이 ‘제2의 부모’라는 생각으로 평소 활동 등을 살펴줘야 한다. 돌마고 제공
학생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교사는 한 학년을 함께 보내더라도 자신이 ‘제2의 부모’라는 생각으로 평소 활동 등을 살펴줘야 한다. 돌마고 제공
문제는 학교에서의 미흡한 진로지도는 고스란히 많은 아이들의 혼란과 방황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가 자녀의 진로지도에 관심을 쏟기 어려운 경우, 아이들은 진로 문제를 상의할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해해 주고 상의할 수 있는 어른을 원한다. 학자 수얼과 그 동료들은 ‘의미 있는 타인’에게서 받는 격려와 고무의 정도가 직업적 포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위스콘신 모형’이라는 연구 결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 결과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부모와 부모의 관계망이 자녀의 직업 획득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도 부족하고, 지원을 풍부하게 받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곧 가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시대에는 학교에서의 진로지도가 더욱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의미 있는 타인’을 만나고, 긍정적 역할 모델이 되어줄 어른을 만날 수 있는 중요한 장이다. 교사가 바로 이 구실을 해주어야 한다.

진로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은 ‘담임은 제 2의 부모’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교실에서 가장 가까이 이들을 지켜보고 영향을 주는 사람이 담임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아도, 자신을 이끌고 안내해 줄 사람이 있는지 아닌지를 아이들은 예민하게 알아차린다. 내 편이 되어주고, 갈 길을 안내해 주고,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날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어른이 있는 아이들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교사가 진로지도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로미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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