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술 교과서 / (42) 노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시사로 따라잡기 / [난이도 수준=중2~고1]
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할 능력은 있지만 특별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16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치 기록이라고 한다. 경제용어로는 ‘자발적 실업자’라고 하지만, 언론은 ‘자발적 백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취업준비생만 60만명대를 돌파했다. 공식 실업자 82만명 외에 실업의 경계선상에 있는 이들 ‘반(半)실업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의 백수족은 305만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소개됐다.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8%, 경제활동인구의 13%를 차지한다.
‘백수 전성시대’를 몰고 온 것은 무엇보다 노동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업의 고용 사정도 안 좋아지고 있는 데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학 졸업자들의 눈높이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그 증가율 면에서 훨씬 높다. 한국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구조적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회사 인간’이 아니면 인간 노릇을 못 하는 사람으로 보던 사회적 시선도 많이 바뀌고 있다. 어엿한 직장에 대한 미련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12억 벌었다>는 책이 발간되는가 하면, ‘프리터’(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정규직 회사원이 되지 않고 자유로운 전직을 반복하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로 ‘free’와 ‘arbeiter’를 결합한 일본식 조어)를 자처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극단적인 노동의 유연성 추구가 젊은이들의 노동관까지 바꾸어놓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