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6가지 상대높임법의 ‘정도차’

등록 2008-04-20 16:58수정 2008-04-20 17:02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 [난이도 수준-중2~고1]

24. 조사 ③
25. 높임법
26. 높임법 ②

오늘부터는 높임법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높임법이라고 하면 말을 듣는 상대를 높이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이것은 상대높임법이라고 해서 높임법의 세 종류 가운데 한 가지일 뿐이다. 나머지 두 가지는 주체높임법과 객체높임법이라고 한다. 사실 이 두 높임법은 아주 간단해서 따로 공부하고 말 것도 없긴 하지만, 확실히 정리해두는 의미에서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가 친구나 동생하고 얘기를 할 때에는 말을 높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하고 대화할 때라도 말 속에 등장하는 사람을 높여야 할 때가 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셔.’ 같은 경우다. 이때는 ‘어머니’라는 주체를 높였는데, 바로 이것이 주체높임법이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이거 아버지께 갖다 드려라.’ 여기서는 ‘아버지’라는 객체를 높였다. 이것을 객체높임법이라고 한다.


앞에서는 ‘께서’라는 주격조사와 ‘편찮다’라는 동사, 그리고 여기 붙은 보조어간 ‘-시-’를 통해 높임법을 구현했다. 그리고 뒤에서는 그 수단이 ‘께’라는 부사격조사와 ‘드리다’라는 동사다. 언뜻 보면 이 두 가지 높임법이 꽤나 복잡한 것 같지만, 두 경우 모두 주체나 객체를 높이느냐 높이지 않느냐 하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더없이 단순한 높임법이다.

우리가 좀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나머지 하나, 즉 상대높임법이다. 이것 역시 상대를 높이는 경우와 높이지 않는 경우 두 가지밖에 없지 않으냐고 할지 모르겠는데, 상대높임법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상대를 높이더라도 어느 정도로 높이느냐가 다르고, 반대로 상대를 낮출 때라도 어느 정도로까지 낮추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높임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높이는 경우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높일 때와 낮출 때를 한데 아울러 ‘높임법’이라고 한다.)

상대높임법에는 모두 여섯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상대를 가장 높여서 대접하는 경우는 이런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을 ‘합쇼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상대를 높이는 말투는 이런 것이다: ‘형, 어서 와요. 그간 별일 없었어요? 저도 잘 지냈어요.’ 이것을 ‘해요체’라고 한다. 이보다 상대를 조금 더 낮추는 어법은 이렇게 된다: ‘여보, 어서 오오. 그간 별일 없었소? 오랜만에 보니 반갑구려.’ 이것을 ‘하오체’라고 한다. 상대를 높이는 경우는 이렇게 모두 세 가지다.

이제 상대를 높이지 않는 세 가지 경우를 알아보자. 먼저, 상대를 낮추되 조심스럽게(?) 낮추는 말투가 있다. ‘어서 오게. 그간 잘 지냈는가? 나도 별일 없었네. 오랜만에 보니 반갑군. 차나 한잔 하세. 이게 아주 귀한 차일세.’같이 말하는 경우다. 이것을 ‘하게체’라고 한다. 다음으로, 흔히 ‘반말’이라고 하는 ‘해체’가 있다. ‘철호야, 어서 와. 그동안 별일 없었어? 나도 잘 지내. 정말 반가워. 우리, 차나 한잔 하자. 이거 아주 귀한 차야.’같이 말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방금 살펴본 ‘해체’보다도 상대를 더 낮추는 말투가 있다. ‘철호야, 어서 와라. 그동안 별일 없었니? 나도 잘 지냈다. 우리 차나 한잔 하자. 이게 아주 귀한 차다.’같이 말하는 경우다. 이것을 ‘해라체’라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섯 가지 높임법은 저마다 적절한 쓰임새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기로 하자.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