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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 말 경청해 주면 ‘공부 호르몬’솟아요

등록 2008-06-15 23:52

부모가 자녀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해 주면, 아이의 뇌 속에서 기억력을 높여주는 물질인 ‘베타엔도르핀’이 촉진된다. 사진은 코엑스에서 열렸던 ‘몸 속 체험전’.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부모가 자녀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해 주면, 아이의 뇌 속에서 기억력을 높여주는 물질인 ‘베타엔도르핀’이 촉진된다. 사진은 코엑스에서 열렸던 ‘몸 속 체험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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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기억게임이다. 기억은 머리에서 한다. 자녀의 머리가 공부의 주체다. 따라서 공부는 결코 부모가 대신할 수 없다. 자녀의 머리를 공부 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 역할의 전부다. 어떻게 해야 자녀의 머리를 공부 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까?

두뇌의 기본 속성은 망각이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정보가 육감을 통해 뇌로 들어온다.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것을 컴퓨터에 집어넣는다면 단 몇 초간의 정보만으로도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꽉 찰 것이다. 두뇌는 이 많은 것을 모두 기억하지는 않는다. 아주 일부만 기억한다. 두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뇌 속에서 활동하는 여러 물질 중 기억과 관련하여 가장 효과가 강한 물질은 ‘베타엔돌핀’이다. 베타엔돌핀의 화학 구조는 모르핀과 비슷해 마치 마약과 같다. 진통 효과가 있고 장시간 공부에 견딜 수 있는 인내력도 갖게 한다. 이 베타엔돌핀은 재미있다고 느낄 때, 긴장이 완화된 상태일 때, 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때 분비된다. 담당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이 즐거워져서 공부가 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시험장에서 긴장하여 답을 못 쓸 때가 있다. 긴장할 때는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것은 베타엔돌핀 활동을 억제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부정적인 사고일 때도 많이 분비된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공부를 즐거워하고 평상시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데 있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자녀의 뇌 속에서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억제하고 베타엔돌핀이 증가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베타엔돌핀을 촉진하여 공부하기 쉽게 만드는 말이 있고, 반대로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공부하기 싫은 상태로 만드는 말이 있다. 자녀에게 하는 말은 크게 이 두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 그런데 이 말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때는 긍정적으로 느끼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느끼기도 한다. 공부하라는 말을 잔소리로 생각하는 자녀도 있고, 부모가 나를 정말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비밀은 바로 ‘정서’의 힘이다. 두뇌에서 정서를 관장하는 기능이 이성이나 논리를 관장하는 기능을 우선한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모든 것이 옳게 들리고, 싫어하는 사람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 자녀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서는 그 어떤 대화도 잔소리이거나 명령으로만 받아들인다. 어떻게 전달해야 나의 진심을 전달하고, 어떻게 해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자녀와의 대화법이다.

부모교육의 선구자인 토머스 고든은 대화의 제1원칙을 ‘적극적인 경청’이라 했다. 부모의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그 전에 자녀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청하라, 그럴 때 자녀는 마음의 문이 열고, 부모의 말을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만든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녀를 공부 잘하게 만드는 길이 비록 멀지만 이것이 시작이어야 한다. 자녀가 마음의 문을 열고 베타엔돌핀이 넘치는 상태라면 방법은 많다.

손병목 학부모 포털 부모2.0(www.bumo2.com) 대표/김영사 무한지식충전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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