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수시 모집에 지원하지 않는다. 수시 합격자는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기대를 배반했다면? 아직 원서 접수조차 하지 않은 수시 2학기 모집이 있다. 수능 뒤에 수시 2학기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이 61곳이다.
지원을 결정하기 앞서 수능 가채점 결과를 분석하는 게 우선이다. 4개 영역 가운데 1~2개 영역의 성적이 좋다면 수시 2학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많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1~2개 영역만 반영하기 때문이다. 박권우 숭덕여고 입시전략부장은 “2, 3, 2, 4등급이 나왔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두 개 영역 2등급을 정한 대학에 지원하는 게 상향지원할 수 있는 길”이라며 “특히 3등급이 한 개라도 나온 학생은 반드시 수시 2학기에 조건 맞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형유형으로 나눴을 때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서강대 등이 실시하는 학생부 100% 전형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나 평준화 지역의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한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논술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의 논술 100% 전형을 놓쳐서는 안 된다. 숙명여대의 ‘에스리더십 학교장 추천자’ 전형은 학생부 비교과영역 반영비율이 큰 면접형 전형으로 학생회 간부나 임원 경력이 있다면 지원해 볼 만하다. 전공적성평가를 치르는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한성대가 수능 뒤에 수시 2학기 원서 접수를 한다. 9월에 수시 2학기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수능 뒤에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생들은 대학별 고사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않아도 도전해 보는 게 좋다. 박권우 부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 때문에 수능 뒤 대학별 고사는 결시율이 상당히 높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이 포기하지 않고 시험에 응시한다면 합격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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