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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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얼마 전에 아내가 인터넷을 보다가 공감이 가는지 ‘요즘 딸 가진 엄마들 속 터지네…’라는 제목의 글을 나에게도 보라고 했다. 조회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많은 댓글들이 달리는 것을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고민을 하는 모양이다.
좀 심하게 어질러 놓기는 했다. 침대의 이불이 안 개진 것은 기본이고 침대 위와 의자에는 벗어 놓은 옷들이 가득하다. 당연히 방바닥에도 가방이며 머리끈이며 이런저런 물건들이 널려 있었다. 나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딸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서 댓글들을 좀 읽어 보았다.
댓글들의 유형은 정말 다양했다. ‘정말 심하다’에서부터 ‘뭐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까지 현실 인식부터 차이가 났다. 또 ‘엄마는 그동안 뭐 했냐,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에서부터 ‘나중에 시집가면 다 잘한다, 내버려 둬라’까지 처방에 대한 차이도 극과 극이었다. 댓글을 통해 뭔가 괜찮은 해결책을 찾을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안 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이럴 때 어찌하면 좋을지 아내와 함께 우리를 되돌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내는 결혼 전에 어머니로부터 ‘너는 시집가면 네 집은 돼지우리일 거야’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단다. 그러나 내가 본 바로는 결혼하고 지금까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아주 가끔 조금 늦게 치우는 경우는 있지만 내 기준보다 늘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모님께서는 어쩌다 우리 집에 오시면 늘 치울 게 있다고 하신다. 몸이 불편하신데도 뒷베란다라도 치우고 또 치우신다. 일단 정리정돈의 기준에 대한 차이에서 갈등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갈등이 있다고 여겨지면 혹시 서로 기준이 다른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딸의 방이 지저분해지면 아내는 때로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잘 치워주는 편이다. 일단 자신이 잘 안치우고 살았기 때문에 화를 낼 자격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치울 시간에 더 자고 싶고, 친구와 전화 수다 떨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는 편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있는 깔끔 없는 깔끔 다 떨었기에 자신의 딸도 결혼하면 그러려니 하면서 믿는다. 자신이 믿는 모습대로 아이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미덕의 보석을 찾아서 인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배려심 없는 행동을 자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가 언제 배려심 있는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부모가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이기적인 행동을 지적하기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칭찬하는 것으로부터 아이는 변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렇게 정리정돈을 못하는 아이는 아무리 봐도 칭찬할 구석을 찾기 힘들 수 있다. 그래도 그가 언제 정리정돈을 잘 하는지 관찰해보자. 안 찾아져도 너무 좌절하지 말자. 그 밖의 미덕을 찾아 인정하면 된다. 아이에 대한 긍정의 폭이 넓어지면 아이는 결국 정리정돈까지 잘하게 되지 않을까? 적어도 내 맘은 편해진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자녀교육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절감한다. 그러나 원칙은 있다는 것 또한 진실이다. 아이와 내 기준이 다른 것은 아닌가 점검하고, 믿고 기다리며 미덕을 인정하는 것, 이보다 더 확실한 원칙이 있을까?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물론 이렇게 정리정돈을 못하는 아이는 아무리 봐도 칭찬할 구석을 찾기 힘들 수 있다. 그래도 그가 언제 정리정돈을 잘 하는지 관찰해보자. 안 찾아져도 너무 좌절하지 말자. 그 밖의 미덕을 찾아 인정하면 된다. 아이에 대한 긍정의 폭이 넓어지면 아이는 결국 정리정돈까지 잘하게 되지 않을까? 적어도 내 맘은 편해진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자녀교육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절감한다. 그러나 원칙은 있다는 것 또한 진실이다. 아이와 내 기준이 다른 것은 아닌가 점검하고, 믿고 기다리며 미덕을 인정하는 것, 이보다 더 확실한 원칙이 있을까?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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