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가 추천하는 책 10선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책 10선
■ 태일이 1~3
최호철, 돌베개, 2007~8
<전태일 평전>의 비장함을 털어내고, 재미와 감동을 불어넣은 만화 <태일이>는 원작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책 알레르기가 있는 청소년도 열광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다른 세상에 눈뜨고 싶은 청소년,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자극이 필요한 청소년, 늘 주변 탓을 하며 무기력하게 지내는 청소년에게 강추한다.
■ 체 게바라 평전
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 2000
의사라는 안정직을 버리고 민중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 ‘총 든 의사, 체!’ 훗날 대통령이 된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은 1967년 “최근 가장 충격적인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게바라의 죽음”이라고 답했다. 그 정도로 체는 전세계인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 책은 삶이 무기력하고 도무지 재미있는 일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청소년에게 권한다. 체는 본받아야 할 위인이 아니다. 삶의 새로운 문제에 눈을 뜨게 하는 인물로서의 체를 만나기를 바란다.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보리, 1997
돈이 많을 때 행복할까? 돈에서 자유로울 때 행복할까? 여기, 생각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물질에서 자유로운 부부의 이야기가 있다. 현란하고 눈부신 삶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았던 니어링 부부의 얘기다. 이 책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진 모범생, 원칙 없이 타인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청소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 광해군
한명기, 역사비평사, 2000
텔레비전 드라마 사극을 많이 보는 청소년들은 광해군을 ‘폭군’ 또는 ‘패륜아’로 알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의 평가를 주변인들의 의도적인 ‘광해군 죽이기’로 분석하고 광해군을 탁월한 외교정책을 펼친 지혜로운 군주로 다시 세운다. 하나의 인물이나 사건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에린 그루웰,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교육’이 불가능해 보이는 불량 학생들이 있다. 마약중독, 폭행, 협박이 취미인 학생들이다. 이 학급을 초임교사인 에린 그루웰이 맡아, 제자의 상처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 동행하는 실제 이야기다. 원작을 바탕으로 지난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 책은 글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학생, 주변 환경이 어렵다고 자포자기하는 학생에게 권하고 싶다.
■ 장기려-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김은식, 봄나무, 2006
의학전문대학원의 신설로 대학 이공계 입시 지형에 변화가 왔다. 흉부외과 등의 전공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꿈꾸거나 또는 한 사회의 희소한 전문직을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꼭 봤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닥터 노먼 베순’처럼 사회와 이웃을 위해 의술을 나눈 ‘선배’가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넬슨 만델라 평전
자크 랑, 실천문학사, 2007
미국의 흑인대통령 탄생으로 오바마에 대한 책이 유행이다. 암묵적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미국에서 일어난 혁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종차별이 나라법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미 14년 전에 흑인대통령이 되었던 사람이 있다. 30년 가까운 감옥생활을 하고도 백인에 대한 보복을 하지 않고 인종을 통합하고 차이와 차별을 극복하는 정치를 한 만델라에 관한 책, 오바마에 관한 책을 읽기 전에 만나야 할 책이다.
■ 김경숙
박영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3
그녀는 대통령도 의사도 아니었다. 우리 이웃, 우리 엄마, 아니 공부에 욕심 내기보다 빨리 직장을 잡아야 하는 나의 삶에 아주 가까웠다. 평범한 직장과 가정을 꿈꾸던, 이름도 평범한 그녀가 어떻게 왜 사회의 격랑에 뛰어들어 아까운 생명을 잃어야 했을까. 사실 김경숙의 길은 부모 세대의 많은 여성이 걸었던 길이다. 또한 88만원 세대, 청년실업, 비정규직, 불황 등의 언어가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일지 모른다.
■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창작과비평사, 2008
동시대의 같은 사회라도 지역과 소득의 차이에 따라 삶은 천차만별이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피해 우리의 로망을 그리는 드라마나 광고는 우리의 평균적인 삶과는 무관하지만 우리는 그 기준에 세뇌된 나머지 격차가 벌어진 우리의 세계에 절망한다. 우리 사회의 원주민, 즉 한 가정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만화책이다. 내 경험과 삶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른 세계를 공감해 볼 수 있다.
■ 모두가 내 아들이고 딸이야-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송언, 우리교육, 2006
평전이 나올 정도의 사람이라면 책을 읽기 전에 나와는 다른 유전자를 가진 이의 얘기라고 전제하거나 나는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단정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 그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뿐이었던 한 엄마가 있다. 평범한 엄마가 자식에게 닥쳐온 불행, 슬픔 앞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강해졌던 이야기, 그 사랑의 폭을 조금씩 넓힌 이야기, 우리 엄마의 얘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소속 서울초중등학교도서관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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