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잘못된 믿음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사진은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서 학생들이 외국인 강사를 상대로 출입국 심사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과목별 논술교과서 / 4. 국어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논점 1.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을 통해 본 세계화 [난이도 수준-중2~고1] ■ 교과서 읽기 본문 (전략) 우리나라에도 몇몇 도입종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예전엔 참개구리가 울던 연못에 요즘은 미국에서 건너온 황소개구리가 들어앉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삼키고 있다.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심지어는 우리 토종 개구리들을 먹고 살던 뱀까지 잡아먹는다. 토종 물고기들 역시 미국에서 들여온 블루길에게 물길을 빼앗기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자기 나라보다 남의 나라에서 더 잘 살게 된 것일까?
(중략) 영어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한술 더 떠 일본을 따라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영어는 배워서 나쁠 것 없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말이다. 우리말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영어를 들여오는 일은 우리 개구리들을 돌보지 않은 채 황소개구리를 들여온 우를 또다시 범하는 것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말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황소개구리의 황소 울음 같은 소리에 익숙해져 참개구리의 소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 고등학교 <국어>(상) 1단원 글의 요지 이 글은 세계화 과정에서 공용어로 삼자는 주장이 나올 만큼 지나치게 영어 교육에 몰두해 있는 상황 속에서 존립 기반마저 위태로워진 우리말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주장이 담긴, 논리적이고 설득적인 성격의 수필이다. 글쓴이는 미국에서 도입해 우리의 참개구리를 몰아낸 황소개구리의 예를 통해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받아들인 외래 문명의 위험성을 역설하고 있다. 유추 이 글에서는 유추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추(類推)란 넓게는 비유에 속하는 것으로, 두 개의 다른 대상이나 사물이 몇 가지 성질들을 공유할 때, 서로 비슷한 점을 비교해 하나의 사물에서 다른 사물로 추리하는 방법으로, 유비추리(類比推理)라고도 한다. 이 글에서는 황소개구리에 의해 터전을 잃은 참개구리와 영어에 의해 기반이 위태로워진 우리말의 상황을 유추를 통해 비교하고 있다. 이는 우리말을 바로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말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 ■ 교과 심화 세계화 세계화란, 근대 역사를 통해 인간들의 가장 기본적인 조직 구조가 되어 온 국민 국가의 기능이 약화되고, 그 대신 인간들의 삶의 공간이 전 지구로 확대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최근에 이러한 세계화의 추세가 더욱 가속화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진단해 볼 수 있다. 첫째, 기술의 발달로 교통, 수송, 정보 통신 기술 등이 혁명적으로 발전함으로써 지구의 공간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둘째, 이데올로기의 퇴조로 인해 세계를 하나의 체제로 통합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를 이데올로기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세계화 현상은 경제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경제 분야에서의 세계화는 상품과 자본 및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국민 국가의 전통적 장벽을 무너뜨리면서 진행되었다. 세계화는 경제에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이미 역전시키거나 정지시킬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화 과정 자체가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고 합리화·선진화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화 흐름의 여파로 국민 국가의 위상이 약화되고, 또한 민족주의도 퇴조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여러 나라들은 그 발전 단계에 따라서 현실적 과제가 서로 다르고, 또 지역에 따라 발전 편차가 크기 때문에 국민 국가의 장래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주변부 제3세계 국가들은 아직도 국가 형성과 산업화라는 근대적 과제에 매달려 있다. 또한, 냉엄한 국제 경쟁 사회에서 이기려면 사회 간접 자본을 축적하고 인적 자본을 개발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무한한 경쟁이 전개된다면, 세계화에 편승하지 못한 사회·경제적 약자들, 즉 환경 변화에 실패한 중소 기업이나 농어민, 저숙련 노동자 등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고등학교 <사회 문화> 인간과 언어 사람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 중의 하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식을 축적하게 되었다. 또한, 언어를 통해 복잡한 사상(事象)을 추상화하고, 이를 통해 사고(思考)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게 되었다. 언어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언어란 무엇인가’ 하는 언어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언어는 의사소통과 사고의 도구이므로 자신이 사용하는 도구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비로소 그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실재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반영된 대로 생각한다. 무지개 색은 본질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언어에 따라 둘, 셋 또는 일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지개 색을 둘, 셋 또는 일곱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며, 그런 인식이 언어에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언어라는 창(窓)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훔볼트는 한 민족의 사고방식이나 세계관이 다른 민족의 그것과 차이가 나는 까닭은, 그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의 구조가 다른 민족이 쓰고 있는 언어의 구조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 고등학교 <국어생활> ■ 논제 해결 영어의 필요성과 우리말의 중요성 제시문 (가)와 (나)에서 공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 (경기대 기출 변형) (가) 제아무리 대원군이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더 이상 타 문명의 유입을 막을 길은 없다. 어떤 문명들은 서로 만났을 때 충돌을 면치 못할 것이고, 어떤 것들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결코 일반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스스로 아끼지 못한 문명은 외래 문명에 텃밭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싶다. 내가 당당해야 남을 수용할 수 있다. 영어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한술 더 떠 일본을 따라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영어는 배워서 나쁠 것 없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말이다. 우리말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영어를 들여오는 일은 우리 개구리들을 돌보지 않은 채 황소개구리를 들여온 우를 또다시 범하는 것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말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황소개구리의 황소 울음 같은 소리에 익숙해져 참개구리의 소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 고등학교 <국어>(상) (나) “다양성이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은 예술과 음식의 측면에서는 전통적 모습을 지키고 있는 반면 영화와 건축물과 같은 분야에서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현대적입니다. 무엇보다 문학의 영역에서 전통과 현대를 모두 포용하는 모습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8)는 수상 이후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이 이화여대 인문학부 송기정 교수와 함께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진행한 ‘석학, 문화의 미래를 말하다’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강한 확신을 나타냈다. 그는 “두 나라는 스스로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또 협력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차별적인 미국 문화의 침투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특히 한국은 이웃의 거대문화권인 중국, 일본의 과도한 문화적 영향력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평소 언어가 가지는 문화적 중요성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여 온 르 클레지오는 “한국의 영어 공용화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느 나라건 그 나라의 언어는 국가 정체성 그 자체를 의미할 뿐 아니라 나라의 힘으로 과소평가하거나 격하시킬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 2008년 11월20일치 ⊙ 해결 방향 각 제시문에서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세계화’가 안고 있는 문제점, 특히 영어 공용화에 대한 것이다. 세계화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에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어 공용화’에 대한 여론이 생긴 것이다. 현대 문명의 발달과 함께 급속도로 영향력이 커진 세계화는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인 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화를 통한 자유시장 논리의 확대가 각국의 경제적 복지수준을 향상시키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이런 변화는 결국 국가 간, 계층 간 빈부 격차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 관리를 불가능하게 해 인류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반론이 강력하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 문항은 학생이 단순하게 영어 공용화 주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이런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영어 공용화’ 논리를 파악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또 무조건 영어를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먼저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 자료 검색 공용어 공용어(公用語) 또는 공식 언어(公式 言語, official language)는 나라 또는 다른 영토에서 공용되도록 법적 지위를 받는 언어이다. 많은 경우 국가의 법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나 어떤 경우는 다른 언어로 의무적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공용어를 법률로 정한 나라는 전체 국가의 절반 정도이다. 캐나다나 스위스, 인도처럼 둘 이상의 언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경우도 있다.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들의 경우 영어나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지정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언어가 실제 생활에 쓰이지는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 스웨덴처럼 공용어를 따로 정해놓지 않은 나라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한국어를 공용어로 제정하는 내용이 담긴 국어기본법이 2005년 1월 27일 제정되었고 7월 27일에 시행령이 공포되어 7월 2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위키백과사전> 영어 공용화에 대한 상반된 견해 찬성 그러면 무엇이 진정한 대책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몇 세기 안에 하나의 국제어가 등장하고 다른 민족어들은 모두 소멸하리라는 전망, 실질적으로 국제어가 된 영어가 지금 누리는 거대한 망 경제, 영어를 잘 쓰지 못해서 우리 시민과 사회가 보는 엄청난 손해, 사람의 뇌에서 첫 언어를 배우는 부분과 차후 언어를 배우는 부분이 다르므로 국제어를 모국어로 갖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국제어를 모국어처럼 능숙하게 쓸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한 사람의 모국어는 그가 태어날 때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결정된다는 사정 따위를 고려하면,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단 하나의 대책은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버리고 영어를 우리말로 삼는 것이다. 다른 조치들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이것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인 결론이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는 사실들과 엄격한 논리는 한국어를 쓰는 한 우리는 국제어를 제대로 쓸 수 없고, 그래서 큰 핸디캡을 안고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국제어인 영어를 우리말로 삼는 일은 큰 투자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가 고를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안은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어로 삼는 것이다. 이 방안은 국제어를 유일한 공용어로 삼는 일의 첫단계이면서도, 한국어 습득에 큰 투자를 했고 한국어에 큰 애착을 지닌 우리 시민의 심리적 저항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다. -복거일, <신동아> 2000년 3월치 반대 영어공용 주장은 국민 대다수가 영어소통 능력을 갖게 된다는 확신이 섰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은 영어 공용론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자면 동원체제를 꼭 필요로 한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위해 공들여온 노력과 시간을 그 결과와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왔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별게 아니었다. 예컨대 복거일 씨도 영어로 소설을 쓰지 못하고 한국어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의 영어공부가 산 공부가 아니어서 그렇다고, 그래서 더욱 영어 공용어화가 필요하다고 응수하겠지만, 산 공부가 될 수 없었던 까닭을 먼저 알아야 한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사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도 영어교육을 하지만 영어소통이 안 되는 이유도 똑같다. 그리고 말이란 사용하지 않으면 곧 잊어버린다. 따라서 영어공용은 국민들의 삶 속에서 계속적으로 영어를 강제하지 않는 한 그 실현 가능성이 없다.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인에게 일본어를 강제했던 것처럼 말이다. (중략) 국수주의에 가까운 민족주의는 옳지 않다. 그러나 민족과 민족주의는 다르고, 민족은 사라질 수 없고 쉽사리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알퐁스 도데의 “백성이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말을 간직하고 있는 한에는, 감옥의 열쇠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라는 말은 우리 모두 깊이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홍세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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