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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부 ‘3불 무력화’ 대교협 편들기 나서

등록 2009-03-11 19:33수정 2009-03-11 22:41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케이지아이티(KGIT)빌딩에서 연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 행사장 앞에서,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오른쪽)과 대교협 관계자들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뒤편에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원들이 대교협의 입시안을 비판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케이지아이티(KGIT)빌딩에서 연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 행사장 앞에서,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오른쪽)과 대교협 관계자들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뒤편에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원들이 대교협의 입시안을 비판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본고사·등급제 아니다’ 해명만 듣고 ‘문제없다’
교육단체들 “대교협 방종을 대학 자율로 묵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조항을 삭제한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개정안과 관련해 본고사 등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대교협의 해명을 수용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학생·학부모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대입전형 기본사항 개정안을 만든 김영수 대교협 대입전형실무위원장(서강대 입학처장)은 11일 “본고사는 당락을 100% 좌우하는 시험을 의미한다”며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 능력시험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필답고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본고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도 “고교 선택제, 학업성취도 평가 등을 활용해 고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과 점수 등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고교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3불 가운데 2불을 없애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도 이날 “대교협에 확인해 보니 3불을 폐지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한다”며 “3불에 대한 대교협과 교과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들과 교육운동 단체들은 대교협의 해명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교협 주최로 열린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수립을 위한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조효완 서울지역 고교 진학부장협의회 회장(은광여고 교사)은 “고교 특성화 여건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별 고교 특성을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결국 특목고 학생들을 뽑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대학들은 성적 좋은 학생을 뽑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며 “사회적 약속을 어긴 대학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고교별 학업성취도 평가를 활용하겠다면서 고교등급제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교협이 말장난처럼 겉으로는 ‘3불 유지’를 외치면서, 본고사 등의 개념을 좁게 해석하는 방식으로 3불을 무력화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과부의 무책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섣불리 대입 업무 권한을 대교협에 넘겨 공교육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포기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교협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특히 지난해 5월 ‘논술고사 외의 필답고사’에 대해 교과부가 시정을 요구하고 제재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논술 등 필답고사’를 허용했다. 대교협과 대학들의 본고사 부활 움직임은 교과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이날 성명을 내 “교육정책에 대한 판단 능력 없이 ‘자율’이라는 허구에 매달려 대교협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교과부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교과부가 또다시 대교협의 ‘방종’을 ‘대학 자율’이라고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과 학부모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ㄱ고 2학년 자녀를 둔 이아무개(45)씨는 “내신과 수능 준비만으로 벅찬데,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얘기까지 나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며 “대학입시가 거의 매년 바뀌는 것 같아 불안하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종규 김소연 정민영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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