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 연구소장
사고력 향상시키는 좋은 질문 아무리 훌륭한 교사라도 자기 자식은 못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능숙하게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참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 아이에게는 인내심의 고삐가 쉽게 풀린다. 7차 개정교육과정안은 수학 문제해결력을 새롭게 본다. 문제해결력을 단지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능력으로 보는 게 아니라, “수학 문제와 수학이 적용되는 모든 문제를 수학적으로 사고해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수학을 배운 이들이 사회에 나가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해결 과정에서 길러지는 사고력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답을 찾는 것을 중시했다면, 앞으로는 사고력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얘기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의사소통을 중시해 풀이 과정을 서술하는 것, 서술형 평가의 비중을 높이는 것 등이 모두 이런 결과이다. 여태껏 수학 수업은 교사가 개념·원리·법칙을 설명하면 학생들이 이해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문제를 풀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용어나 기호도 설명되고 학생들은 이를 문제해결 과정에서 썼다. 그러나 이런 학습법은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어렵고, 이해했다 해도 그 과정에서 사고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수업방식을 통해 수학을 어렵고 따분한 과목이라고 여기게 된다. 개정안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해 개념·원리를 이해하며,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사고가 명확해지도록 교과서의 구성과 문제 유형을 바꾸고, 교수법에도 구성주의를 도입했다. 가정에서 수학 지도를 할 때에도 구성주의적 지도법을 쓰는 게 좋다. 구성주의 교수학습법은 학생 스스로가 개념을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하는 방법인데, 이때 교사나 부모는 학생들이 스스로 잘 사고할 수 있도록 질문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학생이 문제를 틀렸다면 사고과정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질문은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 줄래?”이다. 학생이 풀이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거나 말로 설명하다 보면, 개념을 잘못 이해한 부분이나 불확실하게 이해한 부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때 다시 “왜 그렇게 생각하지?”라고 질문하면, 학생은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객관화하게 돼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부모가 다시 설명해 준다면 아주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이 문제에서 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지?”, “ 문제에서 알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이지?”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해볼래?”와 같은 질문으로 학생의 문제 이해를 안내해 줄 수 있다.
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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