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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교선택권, 정말 넓어질까?

등록 2009-06-14 16:56

고교생활을 다양화하는 게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의 원래 취지다. 이름만 다양한 고교는 의미가 없다. 학생과 학부모의 고교 선택권은 정말 넓어질까? 사진은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고교생활을 다양화하는 게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의 원래 취지다. 이름만 다양한 고교는 의미가 없다. 학생과 학부모의 고교 선택권은 정말 넓어질까? 사진은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커버스토리] 취업 수월한 전문계열 특목고 ‘눈길’
자율고 등 비싼학비에 성적우선 ‘한계’
학생 선택권 있지만 선택학교는 제한적
내년부터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현실화

고등학교는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배정되는 것이다? 평준화 체제에 대한 가장 큰 오해다. 평준화 체제 아래서도 선택권은 있다. 강원, 경북, 충북, 경기 일부 지역 등 비평준화 지역을 뺀 전국의 평준화 지역에서는 ‘선지원 후추첨제’를 실시한다. 지역에 따라 학생들은 희망하는 고교를 1지망부터 차례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모든 학생이 1지망에 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의 폭은 학생과 학부모가 결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선택권은 있지만 선택할 학교가 없었다는 데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고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가 현실화하고 있다. 마이스터고, 기숙형공립고, 자율형사립고 등 이름도 다양한 고교들이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교 선택권은 얼마나 넓어질까?

고등학교의 유형 및 특성
고등학교의 유형 및 특성

선택할 수 있지만 선택하지 않았던 고교들

교육과학기술부의 분류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유형은 크게 10가지로 나뉜다(표 참조). 이 가운데 전문계열 특목고, 자율학교, 개방형 자율학교 등은 존재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아 그동안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전문계열 특목고는 학생의 적성과 특기가 뚜렷하다면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른 분야의 전문계고에는 없는 농림업, 수산, 해양계열의 특목고는 정부 부처의 지원이 보장되고 관련 분야로의 진학이나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전국에 44곳이 있다.


인천해양과학고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2억원의 비용이 드는 ‘승선 실습’을 매해 무료로 한다. 수산대학교나 해양대학교에 동일계 특별전형이 있어 다른 학교 졸업생보다 입학이 수월하다. 인천해양과학고는 인천, 서울, 경기 지역에서 신입생을 뽑는 등 전문계열 특목고는 다른 전문계고보다 신입생 모집 지역이 넓다.

일반계고에는 자율학교가 있었다. 참여정부 때는 농산어촌의 고교들이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예산 지원을 많이 받았다. 제주 대정고는 자율학교로 지정된 뒤 매해 5000만원씩 지원을 받아 다양한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김승업 교감은 “교과 심화반과 더불어 자격증 취득반도 운영한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현재 전국에 226곳이 있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원칙적으로 자율학교는 전국 단위 모집을 하기 때문에 누구나 선택할 수 있다. 대개의 자율학교가 학생 개인의 특기나 적성을 계발하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보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한다는 점은 한계다.

자율학교 가운데서도 개방형 자율학교 10곳은 교육과정의 특성이 좀더 두드러진다. 애초에 전인교육에 무게를 두는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선정됐다. 교장과 교사가 모두 공개채용되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 구현고의 맹보영 교사는 “‘5무(흡연, 졸음, 휴대폰, 폭력, 지각 없음) 운동’으로 생활 지도가 잘된다는 평판이 생겨서 지원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왕에는 구로 인근 지역의 학생들만 지원이 가능했지만 2010학년도에는 서울 전역에서 지원할 수 있다. 개방형 자율학교는 이처럼 일반계고와 똑같이 학생을 배정받는다.

새로 선택할 수 있는 고교들

새로 생겨난 선택의 기회는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의 결과다. 우선 전문계고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마이스터고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마이스터고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학교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전문적인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든다. 지자체는 물론 지역의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어 학비 면제 등의 교육 지원과 취업 지원이 전폭적이다. 최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수원하이텍고의 이염희 교사는 “대도시 학생들보다는 농산어촌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생활이 보장되는 마이스터고는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므로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학교가 있다면 어느 곳에나 지원할 수 있다. 단, 지역할당제가 있고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가 많다.

기숙형공립고는 사실 그리 새로운 학교는 아니다. 농산어촌 지역에서 자율학교로 운영되던 학교에서 많이 나왔다. 기숙형공립고 82곳 가운데 57곳이 그렇다.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주어지는 자율학교이면서 기숙형공립고로 선정된 일부 고교는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비평준화 지역에서 선정된 기숙형공립고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몰려 입학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자율형사립고는 아직 학교가 선정되지 않았다. 최근 서울에서 33곳이 자율형사립고 전환 신청을 했고 최종 결정은 7월에 이뤄질 계획이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모두 30곳이 뽑히고 2011년까지 모두 100곳이 된다. 자율형사립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지는 않는다. 서울에 있는 자율형사립고에 다른 시도의 학생들이 지원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등록금이 다른 일반계고의 3배 정도 많을 것이므로 ‘아무나’ 선택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아니다. 결국 새롭게 등장하는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데는 성적이나 경제력 등의 벽을 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한테 열린 선택권은 아니란 얘기다.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고교들

현재로서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한테 공평하게 열린 기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공모해 선정한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특색 있는 학교)’ 선도학교 114곳이다. 특색 있는 학교는 정부의 새로운 고교에 포함되지 않은 고교 가운데 교육과정의 차별화와 특성화를 꾀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뽑았다.

선정된 학교의 교육과정을 보면 ‘여성과학인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수학과 과학 교육과정을 확대 심화 운영하는 학교(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예체능 교육과정을 신설해서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시도하는 학교(인천예일고), 학생자치법정 운영 등을 통해 민주시민교육활동을 마련하겠다는 학교(거제옥포고), 외국어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학교(저동고) 등 이 있다. 학교마다 20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예산 지원을 받게 된다. 교과부는 다음해까지 이런 학교를 2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관련된 정보는 교과부 누리집(www.mest.go.kr)에서 찾을 수 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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