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학생들 의견 수렴해 다양한 과목 개설을”

등록 2009-08-16 15:50수정 2009-08-16 16:06

보충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들.  <한겨레> 자료사진
보충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들. <한겨레> 자료사진
‘자율 보충수업’ 제대로 되려면
“학생들 의견 수렴해 다양한 과목 개설을”
#1 부산의 한 특수목적고는 여름방학 보충수업 참여를 강제했다. 그래도 학교는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고 선택권을 학생한테 줬다. ‘함수론’ 특강을 수강한 오혜원(17)양의 방학 보충수업 만족도는 높았다. “과목을 세분화해 단원별로 취약한 부분을 골라 들을 수 있었다.” 이 학교는 2학년 보충수업으로 수학 교과에 1학년 함수 단원을 복습하는 특강과 2학기에 배울 확률과 통계 단원을 예습하는 특강을 개설했다.

#2 전북의 한 일반계고는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강제했다. 그리고 학교는 과목이나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학생들한테 주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권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한 반 학생의 방학 보충수업 시간표는 모두 같았다. 이 학교 한아무개(17)양은 “나는 예습보다 복습이 필요한데 보충수업 시간에는 2학기 진도만 나간다”며 “그거 따라가느라 내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강제로 보충수업을 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마저도 진정한 보충이 안 된다면? 빵점짜리 보충이다. 보충수업은 학생의 부족한 공부를 채울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활동이어야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은 보충수업에서 필요한 수업을 듣지 못한다.

우선 학생들의 수요와 상관없이 학교가 일방적으로 개설하는 수업은 학기 중에 하는 수업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학생들은 보충수업 때만이라도 학원이나 인터넷 동영상 강의(인강)처럼 단원별로 세분화한 수업을 듣고 싶다. 부산 ㅂ고 허윤경(17)양은 “학기 중에 하는 정규 수업은 몰라도 학교 보충수업은 개개인의 특성을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며 “방학 때만큼은 취약점 밀착형 강의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과목 선택권이 있어도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은 게 예사다. 경기 ㄱ고 3학년 노아무개군은 “이과에는 수학 강의가 3~4개 개설돼 있는데 문과에는 1개밖에 열리지 않아서 결국 내가 부족한 수Ⅰ은 보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탐구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학생들은 방학 때만이라도 학기 중에는 배우지 않는 탐구 과목을 배웠으면 한다. 서울 ㅊ고의 한아무개(18)군은 “표준점수가 잘 나온다는 경제나 법과사회를 이번 방학 때는 정말 꼭 듣고 싶었다”며 “하지만 수강 최소 인원인 10명이 차지 않았다는 이유로 폐강됐다”고 말했다. 전북 ㅇ고의 구아무개(17)양은 “국사를 선택해 볼 계획인데 학교에서는 보충수업 때도 배울 수 없어서 혼자 공부한다”며 “한국지리는 수능에서 선택하지도 않는데 방학 때까지 배워야 한다니 개인적으로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선택의 폭이 학교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다. ‘선택형’ 교육과정을 내걸고 있는 7차 교육과정과 그 개정안의 취지가 무색하다.


특기를 살려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전무하다는 것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 ㅂ고 윤아무개(17)양은 “일본으로 유학을 갈 계획이라 일본어 공부를 하는데 이번 방학에 일본어 보충수업을 신청했다가 지원자 미달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ㅂ고 박아무개(17)양은 “1학기 방과후 학교 보충수업 때 개설된 컴퓨터 수업을 통해 정보처리기능사 필기 시험에 합격했다”며 “방학 때도 이어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국영수 위주의 수업뿐이라 실망했다”고 말했다.

김다영 이유진 임유진 한정민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