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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면접관 귀에 ‘쏘옥’

등록 2010-07-25 16:08수정 2010-07-25 16:20

말하기 능력은 읽기, 쓰기 능력과 함께 점점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학생들은 고교 또는 대학 진학의 최종 관문에서 자기 자신과 그간 해왔던 활동, 앞으로의 학업계획 등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말하기 능력은 읽기, 쓰기 능력과 함께 점점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학생들은 고교 또는 대학 진학의 최종 관문에서 자기 자신과 그간 해왔던 활동, 앞으로의 학업계획 등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학생다운 열정·발랄함 ‘가점’
틀에 박힌 정답은 ‘감점’요인
고입·대입 면접 잘 보려면

고교나 대학 진학 때 서류전형 다음에 이어지는 심층면접은 비슷비슷한 서류를 내놓은 학생들 가운데서 합격생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다. 특히 한 학생의 잠재력과 리더십 등을 서류와 면접 등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말하기 능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심층면접을 하는 이유는 서류로 제출한 것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고, 논리력, 표현력 등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사정관들은 서류로만 만났던 학생들을 면접에서 직접 보고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류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학생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서류에서 잠재력을 봤다면 면접은 잠재력이 어느 정도 발휘되나 확인하는 과정인데 리더십이 뛰어나면 발표 능력이 있을 거라는 짐작과는 달리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말을 잘 못한다”고 했다.

고교나 대학의 입학 면접에서 요구하는 말하기가 어려운 수준의 화술 능력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일단 사정관들은 서류에 적은 것이 맞는지를 확인·평가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신감, 태도 등도 평가 요소다. 임 사정관은 “무엇보다 자신이 한 걸 자신 있게 말하려는 학생다운 열정과 발랄함, 도전정신, 패기 등을 보게 된다”고 했다.

면접이 무르익으면 보통 캐묻기 방식의 질문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전교 학생회장을 했던 학생이라면 ‘회장으로서 뭘 했나?’, ‘연극제를 했다고 했는데 거기서 한 역할은 뭐였나?’, ‘전체 회의를 주관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회의를 주관했나?’, ‘학생이 연극제에서 한 역할은 리더십과 어떻게 연결이 된다고 보나?’ 순으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학생의 생각이 얼마나 논리정연한지까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면접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틀에 박힌 정답이다. 백과사전식으로 지식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어떤 개념이나 지식을 현실 맥락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고 전경원 교수학습실장은 “한 학생이 규장각에서 편사 연구사로 근무하고 싶다고 하길래 그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혹시 얼마 전 사극을 보셨냐?’고 묻더라”며 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거기서 임금이 나랏일을 논할 때 한쪽에서 뭔가를 적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오늘날로 치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는 편사 연구사라고 설명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분들도 공무원인데 이 일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목조목 설명했죠. 틀에 박힌 개념 설명이 아니어서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면접관 앞에서 우물쭈물, 중언부언하기 일쑤다. 단순히 떨려서만은 아니다. 평소 말하기는 물론이고 발표, 토론 등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임 사정관은 “면접을 들어가보면 남녀 차이보다는 미국에서 수업 들었던 아이들과 우리나라에서 공부했던 아이들 사이에 차이가 보인다”며 “외국에서 공부한 아이들은 아무래도 발표, 토론 수업 등이 많아서 그런지 논리적이고 태도도 적극적인데 우리나라에서만 공부한 학생들은 자신이 했던 일조차 머뭇거리며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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