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이태석 지음/생활성서사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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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수준-중2~고1]
17.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18.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19. 남쪽으로 튀어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이태석 지음/생활성서사
작가 이태석 신부는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사제의 꿈을 키웠다.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 복무를 마치자마자 1991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고 아프리카 수단으로 출국해 8년간 사제로, 의사로, 선생님으로 열정을 바쳐 살다가 2008년 휴가차 입국 후 대장암 말기 판명을 받고 투병 끝에 2010년 1월14일 선종했다. 내용 이 책은 이태석 신부가 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책으로,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지낸 8년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경비행기를 타고 수단의 톤즈에 도착해 짐을 막 풀었을 때를 회상한다. 막상 믿음과 용기로 도착했지만,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기후와, 기본적인 식료품들이 많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 거기에 피부 색깔만 다른 게 아니라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들, 그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어디서부터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할지 한없이 막막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천으로 깔린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짓는 일이었다. 열두 칸 방이 있는 작은 보건소 수준의 병원이지만 건축 자재를 구할 수 없어 심지어 못 하나까지 인근 국가인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조달해야 했다.
수단은 열악한 생활환경 때문에 콜레라가 자주 생기는데 콜레라가 발병하면 한 달간 병원은 전쟁터가 된다. 설사와 구토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신음소리와 링거액을 들고 바삐 뛰어다니는 간호사 수녀님의 긴장된 숨소리,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명을 다한 환자 가족들의 곡소리 등으로 처참한 아수라장이다. 그럴 때 저자는 ‘의사 한두 명만 아니, 혈관주사를 꽂을 수 있는 간호사 몇 명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병원 공사와 함께 학교도 짓기 시작했다. 환자들을 돌보는 것도 시급한 일이었지만 학교가 없어 온종일 빈둥거리며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을 위해 교육하는 일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옛 학교 건물에 다시 벽을 쌓고 지붕을 얹고 창문을 만들어 교실을 만들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음악도 가르쳤다. 음악은 전쟁과 가난으로 생긴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예상 밖으로 악기 연주를 잘했고, 2005년에는 35명의 브라스밴드가 만들어졌다. 이 신부는 이 밴드를 이끌고 남부수단 대통령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 깊이 생각하기 지난 9월9일 개봉된 영화 〈울지 마 톤즈〉는 개봉 한 달 만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진한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 이 영화에는 이태석 신부 선종 후 톤즈의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톤즈 사람들에게 이 신부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곳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묻자 대부분 의사가 되어 신부님처럼 불쌍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대답한다. 수단을 떠나기 전 영화 제작자가 그곳 아이들에게 이 신부의 생전 모습과 장례식 화면을 보여주자 이내 눈물바다를 이룬다. 브라스밴드는 이 신부의 영정을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톤즈 중심 거리로 쏟아져 나와 영정 행렬을 뒤따르며 이 신부를 추모했다. “꼭 신부가 아니더라도 의술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왜 꼭 신부가 되실 결심을 하셨나요?”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일들이 많은데 왜 그 먼 아프리카까지 가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 신부가 자주 받는 질문이었다. 이 신부는 시원스런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어려서부터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그렇고, 어릴 적 집 근처에 있었던 ‘소년의 집’에서 가난한 고아들을 보살피던 신부님의 모습, 그리고 일찍이 홀로되어 10남매의 교육과 뒷바라지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의 고귀한 삶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 아름다운 향기가 아닐까 하고 고백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감격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말 안 듣고 고집 센 골통에게 은근히 정을 느낀다. 그는 청소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사는 삶은 겉으로 보기엔 장미꽃처럼 화려한 삶처럼 보이지만, 장미꽃에 감추어진 가시들처럼 항상 따르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아픔을 그들과 함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또 그에 필요한 인내심이 없으면 그들과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비록 사제이지만 가난한 이를 돕는 데 가톨릭이니 개신교니 이슬람교니 하며 사람을 종교로 구분 짓는 것이 배부른 소리라고 강조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해서 꼭 자신이 믿는 종교로 개종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사고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선교사로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놀라워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곳 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감동하고 가슴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또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올리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정당화되어 버린 무관심’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이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경제적으로도 버림받고 있음을 통탄하기도 한다.
■ 책 속에 나 있다 아이 35명 브라스밴드, 수단 대통령 앞 연주 ‘감동’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치관 탐색하기 이태석 신부는 전쟁의 상처와 아픔이 있는 곳, 처절한 가난이 있는 곳, 세상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외받는 곳에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런 삶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었으며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해 꿈을 이루었다. 이렇듯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을 가치관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가치관이란 자기 자신을 포함해 세상의 여러 일들과 사상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나 태도를 말한다.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 때 대체로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가족이 필요로 할 때 그들을 위해 시간을 가지려고 할 것이고, 공동체를 돕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데 쏟을 것이다. 직업을 탐색하는 데 자신의 가치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족, 친구들, 교육, 동물, 음악, 환경, 문화, 예술, 스포츠 가운데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게 무엇인지 알아봄으로써 가치관을 알아볼 수도 있고,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의 특성을 통해서도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지성 선수를 존경한다면 그의 어떤 면을 닮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언뜻 봐서는 그의 놀라운 능력을 존경하는 것 같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 보면 세계무대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임하는 강한 정신력과 노력, 동료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등을 닮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 봄으로써 가치관을 탐색할 수 있다. 10년 또는 20년 뒤에 자신이 신문에 나왔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가치 있는 일로 사회적인 명성을 얻었는지 상상해 기사를 작성해 볼 수 있다. 70대라고 상상하고 주변에서 자신에게 공로상을 준다면 공로상에 들어갈 문구는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이것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일 가운데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탐색함으로써 자기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탐색하는 방법이다. 10개 항목에서 가장 선호하는 가치 기준 세 가지를 고른 다음,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1. 남들에게 도움이 되며 봉사와 나눔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좋다. 2. 오랫동안 안정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3. 일한 것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중요하다. 4.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5. 사회적인 명예와 권위가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 6.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7. 사회의 개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8. 변화가 있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환경이 좋다. 9. 사람들과 어울려서 활동하며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좋다. 10. 장래성이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 나대로 책 읽기 가난하다고 다 불행한건 아니다
사파중 2학년 김도연
이 책을 읽는 내내 ‘꼭 이 방법이 아니라도 아프리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많은데 왜 이렇게 힘든 것을 선택한 것일까’ ‘이런 일을 하면서 힘들진 않았을까?’ ‘만약 나라면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신부님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였고, 그 일을 통해서 보람을 느꼈던 것이다.
또 하나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은 가난하니까 모두 불행할 것이다’라는 생각도 고정관념임을 알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소박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우리에게 없는 것들을 그들은 가지고 있다.
말라리아 때문에 입원한 여섯살 남자아이가 수수죽 한 그릇을 사이에 놓고 아버지랑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아이는 “아버지가 아침부터 굶어 분명히 배가 고픈데 나누어 먹자고 하니 절대 먹지 않겠다고 하시는데, 아버지가 먼저 한술 뜨기 전엔 자기도 절대로 먹지 않겠다”며 눈을 부릅뜨고 아버지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태석 신부님이 책에 쓴 대로 더 많은 걸 가져야 하고 더 많은 걸 누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행복관은 잘못된 것임을 깨우쳐 준다.
신부님은 우리에게 아프리카 사람들이 우리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 같다. 그들은 우리가 조금만 손을 뻗어주면 보살펴 줄 수 있는 곳이다. 어렵고 힘든 아프리카에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그들도 우리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신부님처럼 선뜻 아프리카에 몇 년 동안이나 간다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이태석 신부님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부님은 우리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주었다. 첫째, 아프리카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그들을 하찮게 볼 권리가 없는 것이다. 단지, 그들은 가난할 뿐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우리와 하나가 될 수 있다. 둘째, 조그마한 일에도 힘들다고 불평을 부리거나 짜증을 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보다 더 매일매일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보다 편하게 사는 우리가 사소한 일로 불평을 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우리와 달리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배우려는 열기가 그토록 뜨거운지 몰랐다. 내 꿈은 영어선생님이다. 영어라는 과목이 좋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같이 놀며 즐기는 교사라는 직업이 마음에 든다. 전에는 한 번도 아프리카 같은 곳에 가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또 ‘울지 마 톤즈’라는 다큐 영화를 본 후 생각이 바뀌었다.
비록 신부님처럼 여러 가지를 모두 겸비한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나도 그런 곳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모여서 어려운 아프리카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모이면 신부님이 지상에서 다 못 이룬 꿈도 이루어질 것이다. 신부님이 바라던 대로 나도 이제부터 그들의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청소년을 위한 세계종교여행〉
김나미 지음 / 사계절
수단의 딩카족은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종족으로 그들은 용맹함의 상징으로 아랫니 세 개를 뽑고 이마에 칼로 브이(V)자 표시를 한다. ‘고르놈’이라고 부르는 이 표시는 딩카족임을 나타내는 일종의 아이디카드인 셈이다. 그곳 사람들이 이태석 신부에게 왜 고르놈이 없느냐고 묻자, 이 신부는 “하느님의 고르놈은 이마에 새기지 않고 마음 안에 새기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다”고 대답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가톨릭에서 행하는 ‘성사’라는 말의 어원인 ‘사크라멘토’(sacramento)도 수천년 전 귀족들이 노예나 군인들이 자기 소유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그들의 등이나 어깨에 찍은 ‘불도장’을 두고 일컫는 말이었다. 그 후 세례성사나 견진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종이 되었다는 뜻으로 성사를 ‘사크라멘토’라고 부르고 있으니, 성사는 딩카족의 고르놈과 비슷한 마음의 신분증 같은 것이다. 실제로 그곳 사람들은 세례성사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고르놈을 가지고 성사를 설명하면 그 의미를 아주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이렇듯 종교는 서로 다른 것 같으면서도 일맥상통한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혼자 발전한 게 아니라 당시 사상이나 민간신앙과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됐다. 교리만이 아니라 제도, 의례도 섞이면서 이뤄졌다. 이를 두고 역사학자 토인비는 “모든 종교는 세계 이곳저곳에서 서로 혼합된 것”이라고 했다. ‘나 홀로 종교’는 없다는 얘기다.
막스 뮐러는 “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종교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기가 믿는 종교만을 최고로 여기며 타 종교를 무시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고, 또 자신의 종교를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다종교 국가이다. 민간신앙에다 불교·유교·도교가 들어왔고, 서양에서 천주교·개신교도 들어왔다. 천도교·원불교·대종교 등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종교도 있다. 다문화 시대를 맞아 다양한 종교들이 들어오면서 종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더욱 중요해졌다.
<세계종교여행>은 저자가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여러 종교 성직자들을 인터뷰하고, 세계 곳곳의 종교 현장을 다니면서 알게 된 종교에 대한 지식들을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듯이 써내려간 책이다. “왜 종교를 알아야 하는가?”부터 시작해 세계의 여러 종교들을 소개한 뒤 “종교란 무엇인가?”로 마무리한다. 또 각 종교의 창시자와 경전, 역사, 교리, 계율, 신앙, 종파, 오늘날의 모습을 알려주면서 각 종교의 지도자와 인터뷰한 글도 실었다.
“종교는 인류의 지혜로 피어난 꽃과 같습니다. 그 꽃에는 인간을 성찰하게 하는 향기가 퍼져 나오죠. 또 종교는 사회·문화·역사의 바탕에 있는 거대한 바다와 같습니다. 그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사회·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되지요.” 종교는 인간 삶의 중심이면서 문화의 실체이고 문화 역시 종교의 형식이기도 하다. 종교를 아는 것이 곧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이승이 한샘글로피아 대표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17.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18.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19. 남쪽으로 튀어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이태석 지음/생활성서사
작가 이태석 신부는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사제의 꿈을 키웠다.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 복무를 마치자마자 1991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했다. 2001년 사제 서품을 받고 아프리카 수단으로 출국해 8년간 사제로, 의사로, 선생님으로 열정을 바쳐 살다가 2008년 휴가차 입국 후 대장암 말기 판명을 받고 투병 끝에 2010년 1월14일 선종했다. 내용 이 책은 이태석 신부가 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책으로,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지낸 8년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경비행기를 타고 수단의 톤즈에 도착해 짐을 막 풀었을 때를 회상한다. 막상 믿음과 용기로 도착했지만,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기후와, 기본적인 식료품들이 많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 거기에 피부 색깔만 다른 게 아니라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들, 그 모든 것들을 생각하며 어디서부터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할지 한없이 막막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천으로 깔린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짓는 일이었다. 열두 칸 방이 있는 작은 보건소 수준의 병원이지만 건축 자재를 구할 수 없어 심지어 못 하나까지 인근 국가인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조달해야 했다.
■ 깊이 생각하기 지난 9월9일 개봉된 영화 〈울지 마 톤즈〉는 개봉 한 달 만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진한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 이 영화에는 이태석 신부 선종 후 톤즈의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톤즈 사람들에게 이 신부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곳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묻자 대부분 의사가 되어 신부님처럼 불쌍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대답한다. 수단을 떠나기 전 영화 제작자가 그곳 아이들에게 이 신부의 생전 모습과 장례식 화면을 보여주자 이내 눈물바다를 이룬다. 브라스밴드는 이 신부의 영정을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톤즈 중심 거리로 쏟아져 나와 영정 행렬을 뒤따르며 이 신부를 추모했다. “꼭 신부가 아니더라도 의술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왜 꼭 신부가 되실 결심을 하셨나요?”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일들이 많은데 왜 그 먼 아프리카까지 가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 신부가 자주 받는 질문이었다. 이 신부는 시원스런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어려서부터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그렇고, 어릴 적 집 근처에 있었던 ‘소년의 집’에서 가난한 고아들을 보살피던 신부님의 모습, 그리고 일찍이 홀로되어 10남매의 교육과 뒷바라지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의 고귀한 삶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 아름다운 향기가 아닐까 하고 고백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감격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말 안 듣고 고집 센 골통에게 은근히 정을 느낀다. 그는 청소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사는 삶은 겉으로 보기엔 장미꽃처럼 화려한 삶처럼 보이지만, 장미꽃에 감추어진 가시들처럼 항상 따르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아픔을 그들과 함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또 그에 필요한 인내심이 없으면 그들과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비록 사제이지만 가난한 이를 돕는 데 가톨릭이니 개신교니 이슬람교니 하며 사람을 종교로 구분 짓는 것이 배부른 소리라고 강조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해서 꼭 자신이 믿는 종교로 개종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사고는 잘못이라는 것이다. 선교사로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놀라워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곳 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감동하고 가슴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또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올리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정당화되어 버린 무관심’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이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경제적으로도 버림받고 있음을 통탄하기도 한다.
■ 책 속에 나 있다 아이 35명 브라스밴드, 수단 대통령 앞 연주 ‘감동’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치관 탐색하기 이태석 신부는 전쟁의 상처와 아픔이 있는 곳, 처절한 가난이 있는 곳, 세상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외받는 곳에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런 삶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었으며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해 꿈을 이루었다. 이렇듯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을 가치관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가치관이란 자기 자신을 포함해 세상의 여러 일들과 사상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나 태도를 말한다.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 때 대체로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가족이 필요로 할 때 그들을 위해 시간을 가지려고 할 것이고, 공동체를 돕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데 쏟을 것이다. 직업을 탐색하는 데 자신의 가치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족, 친구들, 교육, 동물, 음악, 환경, 문화, 예술, 스포츠 가운데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게 무엇인지 알아봄으로써 가치관을 알아볼 수도 있고,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의 특성을 통해서도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지성 선수를 존경한다면 그의 어떤 면을 닮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언뜻 봐서는 그의 놀라운 능력을 존경하는 것 같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 보면 세계무대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임하는 강한 정신력과 노력, 동료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등을 닮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자신의 미래를 상상해 봄으로써 가치관을 탐색할 수 있다. 10년 또는 20년 뒤에 자신이 신문에 나왔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가치 있는 일로 사회적인 명성을 얻었는지 상상해 기사를 작성해 볼 수 있다. 70대라고 상상하고 주변에서 자신에게 공로상을 준다면 공로상에 들어갈 문구는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이것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일 가운데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래 체크리스트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탐색함으로써 자기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탐색하는 방법이다. 10개 항목에서 가장 선호하는 가치 기준 세 가지를 고른 다음,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1. 남들에게 도움이 되며 봉사와 나눔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좋다. 2. 오랫동안 안정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3. 일한 것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중요하다. 4.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5. 사회적인 명예와 권위가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 6.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7. 사회의 개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8. 변화가 있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환경이 좋다. 9. 사람들과 어울려서 활동하며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좋다. 10. 장래성이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 나대로 책 읽기 가난하다고 다 불행한건 아니다
사파중 2학년 김도연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청소년을 위한 세계종교여행〉김나미 지음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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