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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예고 진학’ 복잡한 퍼즐 낮은 성적부터 올려라

등록 2010-11-29 10:32수정 2010-11-29 10:45

예체능계 진학을 결정했다면 실기준비와 복습을 중심으로 하는 내신준비 시간을 잘 안배해야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지은, 이경미, 유성룡, 이경미양의 어머니 김은정씨.
예체능계 진학을 결정했다면 실기준비와 복습을 중심으로 하는 내신준비 시간을 잘 안배해야 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지은, 이경미, 유성룡, 이경미양의 어머니 김은정씨.
[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
3인의 멘토를 만나다

벽제중 2년 이경미 양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적성을 찾아야 할 나이인 중2. 학생들과 학부모는 예전과 달리 걱정이 많다. 단순히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는 아니다. 고교가 다양해지면서 머지않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11월 ‘3인의 멘토를 만나다’에 선정된 이경미(벽제중2)양은 멘토 신청자 가운데 처음으로 예술고등학교(이하 예고)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이었다. 과연 이양의 선택은 추천할 만한 선택일까? 예고를 가려면 성적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 3인의 멘토(고정민 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이지은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저자,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가 지난 11월22일 서울 강남 이투스 회의실에 모였다. 고씨는 이날 개인 사정으로 이메일과 전화로 상담을 진행했다.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현재 피아노학원 원장님을 잘 따른다. 가능하면 원장님이 졸업한 숙명여대로 진학하고 싶다. 장래희망은 피아노학원 강사다. 이 꿈 역시 원장님을 보며 키웠다.

직업·흥미검사 결과부터 펼쳐보자. 이양은 예술형, 관습형 두 가지 특성이 두드러졌다. 특히 예술형이 나왔다는 점에서 진로 목표와 흥미와 적성 사이의 연관성이 보였다.

또래와 비교하면 이양한테는 진로 고민이 없는 편이다. 좋아하는 게 분명하고, 그것과 관련해 부모님과 의견 차이도 없다. 어머니 김은정씨는 “경미가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면 음악 분야로 지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확보한 시간과 에너지도 많다. 고씨는 “희망 진로가 확실하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진로 탐색에 드는 스트레스나 에너지가 절감될 거다”라고 했다.


경기예고 가고 싶어요

피아노 전공도 내신이 50%

기말고사 준비 만전 기해야


메신저가 문제예요

학교수업 복습하는데 초점

목표량 채우는 공부 습관을

다만 이미 진로가 명확하고 시간 여유가 있다고 해서 진로탐색을 멈출 일은 아니다. 피아노, 작곡 분야에서도 직업군은 다양하게 나뉜다. 또 분야를 과감히 선택했다면 여기에 집중해보려는 구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고씨는 “연주가, 음반기획자, 음악치료사 등 피아노학원 선생님 외에 다른 직업 정보도 탐색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또 자신한테 잘 맞는 환경에서 공부하며 실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고교 선택도 신중하게 하고, 실기 준비를 집중해서 효과적으로 할 방법도 찾아야 할 시점이겠죠.”

이경미양의 프로필
이경미양의 프로필

진로가 뚜렷한 이양한테 상대적으로 부족한 건 진학 정보다. 물론 예고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은 아니다. 이양은 “얼마 전, 교회 친구가 경기예고 얘길 해서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예술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예고에 진학해 유리한 점은 실기고사 준비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각종 대회 등에 많이 참여할 수 있다는 거다.

경기예고는 2011학년도에 음악과 피아노 전공으로 10~20명을 뽑는다. 예고 전형에선 보통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주요 과목 내신 그리고 실기고사 점수를 반영하는데 이 학교도 중학교 내신성적 50%(교과성적 40%, 출결점수 5%, 봉사점수 5%)와 실기점수 50%를 반영한다.

예고 진학을 꿈꾼다면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2주 앞둔 지금, 내신에 바짝 집중해야 한다. 이 학교의 경우 내신(국, 영, 수, 사, 과, 음) 반영률은 중학교 2학년 1학기 25%, 2학년 2학기 25%, 3학년 1학기 50%다. 음악 외에 거의 모든 성적이 중하위권인 이양한테는 이번 기말고사 성적 향상이 굉장히 중요하다.

2학기 기말이 코앞이다. ‘떨어진 성적’이 아니라 ‘낮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이양한테는 별다른 공부 습관이나 계획이 없다. 방과후에는 집에서 피아노를 친다. 길게는 2시간 정도 치다가 피아노 학원에 간다. 집으로 돌아와 학습지를 푸는 게 혼자 하는 유일한 공부다. 가장 큰 문제는 학습지를 푼 뒤 컴퓨터 메신저를 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데 있다. 이양은 “메신저 하다가 새벽 한두 시에 잠드는 날도 많다”고 했다. 중간에 문제집을 펼쳐놓고 공부도 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끝내지 않고 이 과목 저 과목을 건드리다 만다.

“네 점수를 스스로 책임지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해!” 이지은씨는 이양의 학습태도를 두고 이런 조언부터 해줬다. 이씨는 “공부를 잘하려면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고 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점수가 내가 안 해서 나온 거지 무능해서 나온 점수라거나 또는 피아노 레슨 때문에 못 나온 점수라고 생각해선 절대 안 돼.”

점수를 책임지려는 의지가 있다면 규칙적인 시간표를 만들어봐야 한다. 고정민씨는 “직업·흥미검사 결과 ‘관습형’이 나왔는데 관습형은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고 틀이 짜인 걸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며 “능동적이기보다는 정해진 일을 하는 걸 더 편하게 여긴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면을 향상할 수 있는 학습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거창한 시간표를 만들 건 아니다. 뭘 하건 ‘끝’을 정해두고 공부하는 게 관건이다. 이씨는 “이거 했다 저거 했다가 아니라 일단 지금 잡은 걸 어느 선까지는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쪼개서 공부해보라”고 했다. “지금 피아노 치는 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되 끝나는 시간을 정해두고 연습하세요. 여기까지 하고 나서 다음 20분은 수학 문제 푼다는 식으로요. ‘완료의 시원함’을 느껴보면 공부가 즐거워질 겁니다.”

일단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과목만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수업을 듣는 게 첫단추다. 복습 범위는 각 과목 수업이 끝나면 바로 정하고, 그날 집에 가서 바로 실천한다. “집에서 문제 풀어보면 분명 많이 틀릴 거예요. 그때 해답지 풀이를 보지 말고 교과서로 돌아가세요. 선생님이 수업 때 했던 말, 작은 표현 등을 기억하면서 공부하는 게 좋아요.”

공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사물함을 이용하지 않고 교과서 등을 들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씨는 “하루에 주요 과목 수업이 보통 세 개 정도 있을 텐데 그 과목만큼은 교과서, 노트, 프린트물 등을 반드시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니라”고 했다. “아주 사소하지만, 자기 전 책가방 싸고, 그걸 들고 학교 갔다가 다시 집에 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정리가 될 겁니다. 또 메신저 때문에 잠이 잘 안 오겠지만 앞으로는 의도적으로 10시30분이면 반드시 취침하세요.”

흔히 중하위권 학생들은 성적 올리기를 포기하기 쉽지만 이 수준에 있는 학생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성적 올라가는 즐거움은 비교적 쉽게 맛볼 수 있다. 이씨는 “3등이 1등 하기는 정말 어려운데 중위권 아래나 하위권에서 중위권 위쪽으로 올라오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며 “복습 등을 안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습관을 잡고 하면 쑥 올라간 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높이뛰기 경험으로 자신감이 부쩍 올라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기를 수 있다. 이씨는 “경미를 비롯해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이 내가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올 수 있고, 내 점수에 내가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는 걸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그게 공부의 즐거움이죠.”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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