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정재곤 옮김/세상사람들의 책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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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수준-중2~고1]
25. 코코 샤넬
26.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27.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정재곤 옮김/세상사람들의 책
작가 1940년 지금은 방글라데시 땅인 옛 벵골 치타공 시에서 태어났다. 치타공대학 졸업 후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치타공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던 중 대학 주변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1983년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소액 신용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2006년 그라민 은행과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내용 1974년 방글라데시에 끔찍한 기근이 닥쳐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갔다. 이 책을 쓴 무하마드 유누스가 치타공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일하던 때였다. 그는 한 줌 양식이 없어 길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경제학 이론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한탄한다. 경제학자로서 무력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던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진짜 경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 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거기서 대나무 의자를 짜고 있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는 물건을 만들어 팔 때 필요한 원자재값 약 2센트가 없어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있었다.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대나무 의자를 만들어 팔면 간신히 빌린 돈을 갚고, 먹을 것을 살 정도의 수입만 생긴다. 그러다 보니 저축은 불가능하고 죽도록 일을 해봐야 남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이익을 챙기는 사람은 돈을 빌려주는 사람뿐이었다. 결국 평생 탈출구가 없는 가난의 굴레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마을에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바람에 죽도록 일을 하고도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42명, 그들이 빌린 돈을 모두 합해 보니 27달러였다. 겨우 27달러 때문에 마을 사람 42명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허덕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유누스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돕는 ‘소액 융자 제도’를 생각해낸다.
1983년 정식으로 설립된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기존 은행들의 관행을 깨고 농사지을 땅이 없는 사람, 재산이 없어 저당 잡힐 담보가 없는 사람, 문맹인 사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융자도 한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일시 상환이 아닌 일주일 단위의 상환으로 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제대로 갚지 않을 거라는 우려를 뒤집고 그라민 은행은 문을 연 지 10년 만에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고 대출금 상환율도 98%이다.
27년이 지난 지금 자국 내 2500여개 지점과 24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현재 아프리카,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약 60개국에 그라민 프로젝트가 도입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도운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 융자, 의료서비스, 전화, 통신 사업 등도 하고 있다.
■ 깊이 생각하기 “내가 일하고 있는 대학이나 경제학과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경제학과에서, 전세계 수천명의 똑똑한 경제학 교수들이 어째서 도움이 누구보다도 절실한 이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주지 않는단 말인가?” 유누스 박사는 자본주의 경제를 공부한 경제학도로서, 가난이 개인적인 어리석음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재정구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에 깊은 상처를 주는 가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해주는 일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유누스 박사는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현실화할 수 있었을까? 그는 먼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남과 달랐다. 그는 기존 은행들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근거 없는 편견을 갖고서 그들을 ‘상대 못 할 계층’으로 여기는 것에 반발하였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대출 상환율이 훨씬 높았는데, 그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소액 융자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절박한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나 의료 지원, 직업 훈련 교육 등과 같은 사회제도적 도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유누스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주면 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상상하기 힘든 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 그들 내부에는 엄청난 능력이 잠재해 있으며, 융자를 받아 떳떳하게 자기 삶을 가꾸어감으로써 고통과 모멸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고 유누스 박사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융자를 해준 것은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누구나 은행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교육을 받도록 하였다. 또 다섯명씩 그룹을 지어야 융자를 줌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책임을 지도록 하였다. 유누스 박사는 기존의 은행들과 다른 개념으로 은행을 운영했다. 일반 은행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삼았지만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둠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 또 그라민 은행은 융자를 받은 사람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재정 상태가 어떤지, 융자한 돈이 가족 전체를 위해 쓰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였다. 그라민 은행의 성공 뒤에는 열성적인 직원들이 있었다. 대학을 나온 엘리트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은행이 하는 일을 설명하고 그룹을 짓는 일을 하였다. 심지어 직원들 중에는 예전에 반군이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무기를 놓고 그라민 은행이 추구하는 정신에 동참했다. 그라민 은행이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융자를 해주기로 한 것도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다. 이런 결정은 여성을 오랜 억압과 잘못된 관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제학을 공부한 지식인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가난을 몰아내자는 원대한 꿈을 꾸고 실제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했으며, 치밀한 계획과 운영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유누스 박사는 세계인의 박수를 받을 만하다.
■ 책 속에 나 있다 내가 풀어야 할 나만의 문제는 뭘까 실수나 실패도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그라민 은행의 소액 대출 운동은 정착되기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여성이 융자를 받으면 남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거라는 오해에서부터 그라민 은행 사람들이 기독교 신자로 개종시키려 한다는 등 종교적 적대감과 온갖 종류의 악성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은 이런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결코 흥분하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적대적인 사람들과 맞서 싸우거나 논쟁하지 않고 차분하게 때를 기다리며 마을 한쪽에서 성실하게 일을 하였다.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그라민 은행의 문제해결방식이었다. 이처럼 문제해결능력은 어떤 일을 이루어나가는 데에 꼭 갖춰야 할 능력이다. 문제없는 인생이 없듯이 문제없이 이룰 수 있는 꿈도 없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과 그것을 이루겠다는 열정이 있어도,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없으면 꿈을 이루기 힘들다. 그래서 직장 면접을 볼 때나 선거 토론회 등에서는 “만약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여 문제해결능력을 재곤 한다. 어떻게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훈련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문제가 생겼을 때 걱정하거나 회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제해결 성공법을 소개한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문제가 무엇과 관련이 있고, 문제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다면 이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다양한 해결방법을 많이 끌어내야 한다. 다음에 할 일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 중에서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여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예측해 보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실제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예측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으로 해결방법을 결정하고 비로소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실행을 해본 다음에는 반드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마지막 순서이다. 문제해결노트를 만들어서 일상 안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적어보고,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사용되는 물건들이 어떤 문제 해결 과정을 거쳐 발명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또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볼 때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나 결말을 새로 써 보거나,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을 즐겨 보면서 토론 참가자들이 내놓은 다양한 해결방법들을 배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제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을 망칠까봐 걱정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 실수나 실패도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한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나대로 책 읽기 ‘행복 나눠주는 삶’ 원칙 재다짐
발산중학교 3학년 김지희
사람들은 신념에 따라서 각자 다른 다양한 삶을 산다. 어떤 사람들은 물질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어떤 사람은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산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는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자서전이다. 이 책엔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게 된 계기, 설립 과정, 운영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운영 방식들보다도 이 책에서는 유누스 총재가 살면서 어떤 신념들을 가졌는지가 제일 눈에 띈다. ‘가난’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현재의 것이 아닌 과거의 것이 되어 박물관의 유물이 된다면 좋겠다는 저자는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무언가를 지켜나간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거창하게 인생의 목표가 아니더라도 신년 목표, 한 달 목표, 하다못해 일주일 동안의 목표나 계획도 지키기가 어려웠기에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지만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그라민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냈을 땐 많은 정치인들과 은행가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하지만 유누스 총재는 어려움들을 극복했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조금씩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유누스 총재에게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열망과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꿈은 계속해서 변해왔다. 피아노를 처음 배웠을 땐 피아니스트가 꿈이었고 노래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가수가 꿈이었다. 좀더 자라서는 선생님이 꿈이 되었고, 감명 깊은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봤을 때는 감독이 하고 싶었다. 그리고 훌륭한 연극과 뮤지컬들을 보고 나면 극작가가 되고 싶어진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를 읽고 어떤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내가 살면서 지키고 싶은 신념과 목표는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그걸 지키면서 행복하고 보람차게 살 수 있는 그런 신념 말이다. 그때그때 인상 깊은 경험들로 인해 바뀐 직업들 사이에서 내가 언제나 실현시키고 싶었던 공통된 목표는 있었다. 바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꼭 직업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언제나 사람들이 각자 행복한 삶을 산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는 삶’을 실현시키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저 이것이 실현되기만을 꿈만 꾸면 되는 건가?
나는 이 책을 읽고 목표에 대한 신념과 그에 대한 노력이 있다면 유누스 총재처럼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나도 내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가 가장 신나게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잘해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젠 구체적으로 탐색해 봐야겠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강수돌 지음/최영순 그림/봄나무
유누스 박사는 인간은 기아나 가난으로 고통 받도록 태어난 존재가 아니며, 오늘날 아직도 과거처럼 가난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 문제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지만 있다면 세상으로부터 가난을 몰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학을 공부하였으나 자본주의 가치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가난의 문제를 성찰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관 주도의 모든 가난 구제책이나 정책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또 조건 없이 공짜로 주어지는 모든 자선이나 원조 행위가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까닭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의 저자 역시 다른 차원에서 경제를 보라는 주문을 한다. 경영학과 교수인 저자는 경제를 돈벌이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 나라 전체 돈벌이가 잘되면, 즉 경제가 잘 돌아가서 부자 나라가 되면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저자는 돈벌이 경제가 아니라, 살림살이 경제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림살이 경제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지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자연이 건강하게 살지 생각하는 경제를 말한다. 차례에는 ‘공부를 잘하면 돈을 많이 벌까?’ ‘저축은 많이 할수록 좋은 걸까?’ ‘미국은 왜 일자리까지 수출할까?’ 등 흥미로운 제목들이 눈에 띄는데, 저자는 경제에 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학생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려면 수출을 많이 해서 미국 달러를 되도록 많이 벌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많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우리가 지난 40년 동안 겪어온 일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자원이 모자라는 나라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을 하는 것이 잘사는 길이라고 여겨 열심히 일을 하여 수출을 늘려갔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쌀을 싸게 사 먹을 수 있도록 쌀값을 내렸고, 그 결과 농민들은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지고 말았다. 1년 내내 농사를 지어도 늘어나는 건 빚뿐이었다. 게다가 수출이 늘어서 나라 전체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는 사이 흙과 물이 더러워졌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건강이 나빠졌다. 또 수출을 많이 하면 행복하게 잘살 때가 온다고 믿었지만 모두가 행복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돈 많은 사람은 돈이 더 많아지고 가난한 사람은 갈수록 가난해지기만 했다. 인도의 북쪽 히말라야 산맥 근처의 부탄이라는 나라에서는 ‘국내총생산’이라는 말 대신 ‘국민 총행복’이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부탄 사람들은 무엇으로 ‘국민 총행복’의 수치를 쟀을까? 그건 바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는가,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한가, 그리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집이 있는가이다. 그 결과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농촌에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해했고, 또 종교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좀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으로 보면 세계에서 열두번째라고 하는데, 국민 총행복은 세계에서 몇 번째나 될까?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25. 코코 샤넬
26.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27.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정재곤 옮김/세상사람들의 책
작가 1940년 지금은 방글라데시 땅인 옛 벵골 치타공 시에서 태어났다. 치타공대학 졸업 후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치타공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던 중 대학 주변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1983년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소액 신용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2006년 그라민 은행과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내용 1974년 방글라데시에 끔찍한 기근이 닥쳐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갔다. 이 책을 쓴 무하마드 유누스가 치타공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일하던 때였다. 그는 한 줌 양식이 없어 길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경제학 이론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한탄한다. 경제학자로서 무력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던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진짜 경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 마을을 방문했다. 그는 거기서 대나무 의자를 짜고 있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는 물건을 만들어 팔 때 필요한 원자재값 약 2센트가 없어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있었다.
■ 깊이 생각하기 “내가 일하고 있는 대학이나 경제학과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경제학과에서, 전세계 수천명의 똑똑한 경제학 교수들이 어째서 도움이 누구보다도 절실한 이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주지 않는단 말인가?” 유누스 박사는 자본주의 경제를 공부한 경제학도로서, 가난이 개인적인 어리석음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재정구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에 깊은 상처를 주는 가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해주는 일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유누스 박사는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현실화할 수 있었을까? 그는 먼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남과 달랐다. 그는 기존 은행들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근거 없는 편견을 갖고서 그들을 ‘상대 못 할 계층’으로 여기는 것에 반발하였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대출 상환율이 훨씬 높았는데, 그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소액 융자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절박한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나 의료 지원, 직업 훈련 교육 등과 같은 사회제도적 도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유누스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주면 그들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상상하기 힘든 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 그들 내부에는 엄청난 능력이 잠재해 있으며, 융자를 받아 떳떳하게 자기 삶을 가꾸어감으로써 고통과 모멸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고 유누스 박사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융자를 해준 것은 아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누구나 은행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교육을 받도록 하였다. 또 다섯명씩 그룹을 지어야 융자를 줌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책임을 지도록 하였다. 유누스 박사는 기존의 은행들과 다른 개념으로 은행을 운영했다. 일반 은행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삼았지만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둠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 또 그라민 은행은 융자를 받은 사람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재정 상태가 어떤지, 융자한 돈이 가족 전체를 위해 쓰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였다. 그라민 은행의 성공 뒤에는 열성적인 직원들이 있었다. 대학을 나온 엘리트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은행이 하는 일을 설명하고 그룹을 짓는 일을 하였다. 심지어 직원들 중에는 예전에 반군이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무기를 놓고 그라민 은행이 추구하는 정신에 동참했다. 그라민 은행이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융자를 해주기로 한 것도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다. 이런 결정은 여성을 오랜 억압과 잘못된 관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제학을 공부한 지식인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가난을 몰아내자는 원대한 꿈을 꾸고 실제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했으며, 치밀한 계획과 운영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유누스 박사는 세계인의 박수를 받을 만하다.
■ 책 속에 나 있다 내가 풀어야 할 나만의 문제는 뭘까 실수나 실패도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그라민 은행의 소액 대출 운동은 정착되기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여성이 융자를 받으면 남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거라는 오해에서부터 그라민 은행 사람들이 기독교 신자로 개종시키려 한다는 등 종교적 적대감과 온갖 종류의 악성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은 이런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결코 흥분하거나 서두르지 않았다. 적대적인 사람들과 맞서 싸우거나 논쟁하지 않고 차분하게 때를 기다리며 마을 한쪽에서 성실하게 일을 하였다.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그라민 은행의 문제해결방식이었다. 이처럼 문제해결능력은 어떤 일을 이루어나가는 데에 꼭 갖춰야 할 능력이다. 문제없는 인생이 없듯이 문제없이 이룰 수 있는 꿈도 없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과 그것을 이루겠다는 열정이 있어도,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없으면 꿈을 이루기 힘들다. 그래서 직장 면접을 볼 때나 선거 토론회 등에서는 “만약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여 문제해결능력을 재곤 한다. 어떻게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훈련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문제가 생겼을 때 걱정하거나 회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제해결 성공법을 소개한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문제가 무엇과 관련이 있고, 문제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다면 이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다양한 해결방법을 많이 끌어내야 한다. 다음에 할 일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 중에서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여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예측해 보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실제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예측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으로 해결방법을 결정하고 비로소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실행을 해본 다음에는 반드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마지막 순서이다. 문제해결노트를 만들어서 일상 안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적어보고,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사용되는 물건들이 어떤 문제 해결 과정을 거쳐 발명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또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볼 때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나 결말을 새로 써 보거나,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을 즐겨 보면서 토론 참가자들이 내놓은 다양한 해결방법들을 배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제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을 망칠까봐 걱정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 실수나 실패도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한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나대로 책 읽기 ‘행복 나눠주는 삶’ 원칙 재다짐
발산중학교 3학년 김지희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강수돌 지음/최영순 그림/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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