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단순한 기쁨’이 행복의 고갱이

<단순한 기쁨>피에르 신부 지음 백선희 옮김/마음산책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난이도 수준-중2~고1]

31. 닉 부이치치의 허그
32. 단순한 기쁨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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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단순한 기쁨>피에르 신부 지음 백선희 옮김/마음산책

작가 1912년 프랑스 리옹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9살에 모든 유산을 포기하고 카푸친 수도회에 들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레지스탕스의 투사였으며, 전쟁 후에는 잠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49년부터 ‘엠마우스’라는 빈민구호 공동체를 만들어 평생을 집 없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다. 엠마우스에는 현재 44개국 350여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 <겨울 54>는 1989년 세자르 영화상을 수상했는데, 집 없는 사람들, 실업 문제를 사회적인 이슈로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2007년 9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내용 이 책은 피에르 신부가 90살 때 펴낸 자전적 에세이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어느 날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한 사람이 그에게 삶의 이유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피에르 신부는 자기 삶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일종의 고백성사와 같은 책이기도 하다.

그는 신앙심 깊은 상류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부유한 신사였던 아버지는 일요일 아침마다 변두리의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을 돕곤 하였는데, 한번은 그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다가 욕설을 들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얘들아, 불행한 사람들을 보살필 자격을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았지?” 하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한 말과 행동은 어린 피에르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신이 일생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 바치게 된 것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영향 때문이라고 그는 고백한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피에르는 많은 책을 읽고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로마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성 프란체스코가 살았던 아시시의 수도원에 들렀고, 그때부터 수도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국 그는 아주 엄격하고 엄숙한 전통적인 수도원 분위기에 매료되어 19살에 수도회에 들어갔으며, 곧 신부가 되었다.

2차대전이 발발한 뒤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나치의 박해를 받는 유대인들을 숨겨주고 도피시키는 일을 한 그는 그때부터 ‘피에르 신부’라고 불리게 되었다. 레지스탕스로 활동할 때 그가 쓰던 암호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쟁 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엠마우스’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엠마우스 사람들은 헌 종이나 고철 등을 주워다 팔아서 집 지을 돈을 마련했다. 엠마우스는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땀과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음식과 물건이 생기면 똑같이 나누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공동체이다.

피에르 신부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일했으며 사회 부조리에 대해 날카롭게 비평했다. 그래서 그는 금세기 프랑스가 낳은 세계 최고의 휴머니스트, 또는 프랑스의 양심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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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 생각하기

프랑스인들은 매년 설문 조사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인’을 뽑아 순위를 매기곤 하는데, 피에르 신부가 8년 동안 7번이나 1위에 오른 걸 보면 그가 얼마나 프랑스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54년에 일어난 사건 때문이었다. 한 여인이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난 뒤 추위에 떨다가 길거리에서 죽은 사건이 일어나자 피에르 신부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진 여인의 죽음이 보여주는 의미를 외면하지 말라. 권력은 눈이 멀었고, 가난한 자들은 침묵한다”며 절규했다.

1994년에는 무주택자들과 함께 파리의 5층짜리 빈 건물 한 채를 무단 점거하기도 했다. 그는 집 없는 사람이 80만명에 이르는데 빈 집은 200만채나 되는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쳤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있는 피에르 신부의 이런 행동을 정치인들은 무시할 수 없었고, 결국 이로 인해 2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에 중과세를 부과하는 법이 만들어졌으며 세입자들이 월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강제로 퇴거시키지 못한다는 법이 통과됐다. 그때 피에르 신부는 여든을 넘긴 나이였다.

“왜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는 걸까요?” 하고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피에르 신부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는 하느님을 믿는 신자와 믿지 않는 비신자들 간에는 근본적인 구분이 없다고 단언한다. 오직 ‘자신을 숭배하는 자’와 ‘타인과 공감하는 자’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며,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과 타인들을 고통에서 구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간의 구분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번은 엠마우스 공동체에서 일하는 한 사람이 “하느님이 뭡니까?”라고 물었다. 그때 피에르 신부는 이렇게 대답한다. “노인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느라 하루 종일 다락방을 수리하고 돌아오면서 당신은 ‘신부님, 오늘 하루가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지금 하느님이 누구냐고 묻는단 말입니까? 그때 당신이 느꼈던 기쁨을, 다른 기쁨과는 너무도 다른 그 기쁨을 잊지 마시오. 그 기쁨 안에서 당신은 하느님을 맛본 것입니다.”

피에르 신부는 한평생을 세상의 빈곤과 불평등과 불의에 맞서 싸운 투사였다. 그는 일부 배부른 교회와 사치스런 성직자들을 과감히 질타하고 때로는 법을 어기면서까지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섰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사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한 것에 대해 그는 ‘타인 없는 나’야말로 지옥이라고 말한다. 즉, 타인과 단절된 자기 자신이야말로 지옥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타인 없이 나 혼자 행복할 것인가? 타인과 더불어 행복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날마다 내려야 할 근본적인 선택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인간은 이미 자기 자신의 심판관이라고 그는 말한다. 우리의 행적, 다시 말해 우리의 행위가 우리 자신의 심판관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말이나 상상이 아니라 우리가 행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며 살았던 피에르 신부는 유언도 특별했다. “내 무덤에는 꽃이나 화환 대신 수천명의 무주택 가족과 아이들의 명단을 가져다 달라. 꽃 살 돈으로 차라리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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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 나 있다

사랑의 시작은 공감이다

이 책에서 피에르 신부는 여덟살 때 아버지가 한 말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피에르가 다른 사람의 기쁨이나 고통에 함께하지 않음을 보고, 매우 슬픈 얼굴로 “너는 너밖에 모르느냐? 다른 사람이 행복한 걸 보고 기뻐해줄 줄 모른단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슬픔과 근심을 통해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네가 고통 받으면 나도 고통 받는다”는 진리를 깊이 각인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피에르 신부는 영생이란 죽음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우리가 타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공감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에 만족한 채 매일매일을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 바로 현재의 삶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 곧 사랑이고,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라고 그는 강조한다.

공감한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를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이고, 그들의 인생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아동발달 전문가들은 사람에게 공감의식이 생기는 것은 생후 18개월부터라고 말한다. 이때쯤이면 아이는 자신과 남을 구분하기 시작하며, 다른 아이가 겪는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공감한다. 공감이 발달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채고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사회성이 발달한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누군가 자신의 말을 성심껏 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장 눈가가 촉촉해진다”며 공감이 소외감을 없애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공감 받는 사람은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느끼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비언어적 표정까지도 잘 읽어낸다. 또 누군가 힘들어할 때 어떤 말과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알고,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심리 전문가들은 공감 능력이 도덕성의 기반이라고 말한다.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옳은가?”와 같은 윤리적인 갈등에 빠지는 것도 타인의 감정에 이입할 때 일어난다. 다른 사람이 위험에 빠져 있고 고통 받을 때 그들의 감정에 이입함으로써 비로소 그들을 돕겠다는 동기와 의지가 생긴다. 결국 공감 능력이 발달한 사람이 도덕성도 발달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학대하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공감 능력을 기르려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은 성격에 따라, 또 성장환경과 문화에 따라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와 행동이 다르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와 동기를 먼저 살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죄에 대한 벌을 내리되, 죄를 짓게 만든 사회적 요소도 통찰해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피에르 신부는 공감함으로써 용서하게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2차대전 때 자신에 대한 정보를 독일군에게 제공한 친구를 용서했다. 그 친구 때문에 사형을 당할 뻔했다가 간신히 도망쳐 목숨을 구했던 피에르 신부는 전쟁 뒤 전범 재판 때 그를 위해 변호를 해 주었다. 피에르 신부는 말한다. 천국은 무한한 공감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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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대로 책 읽기

‘홀로 족한 자’보다는 ‘공감하는 자’ 될 터

제주중학교 3학년 김이엽

제주중학교 3학년 김이엽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당을 다녔지만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왜 성당을 다니는지 본질적인 이유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이런 궁금증에 대해 깨우침을 줬다.

피에르 신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말하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추상적인 생각들, 요컨대 사랑이나 믿음 같은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책장을 열었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구절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기쁨 그 단순한 기쁨을 위하여’였다.

무심코 넘겼던 이 구절. ‘단순한 기쁨’이라는 짧은 구절이 피에르 신부의 이타적인 삶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사랑의 빵조차도 아깝다거나, 귀찮다고 거들떠보지 않는 우리의 태도를 조금만 바꾼다면, 지구상의 몇억의 인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또 우리가 이타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삶을 기쁘게 살 수 있다고 피에르 신부는 계속 말하고 있다.

이 책에 ‘사랑은 타인의 자유에 대한 절대적 존중을 전제로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내 마음 한편에 큰 울림을 줬다. 이 말은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들과 지내온 방식을 돌아보게 했다. 나는 항상 가족, 친구 등 사람을 대할 때 상대방이 잘못하면 나도 잘해줄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행동해 왔기 때문에 이 구절에서 깨달음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주는 만큼 나도 그를 존중해주는 것이 공정하다고 여겨 왔는데 그건 참으로 짧은 생각이었다. 피에르 신부를 통해 새삼스럽게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행동인지를 깨달았다.

나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 내 적성에 맞고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새삼스럽게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에서 브라질의 한 주교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은 정치적인 일이라고 화를 내자, 피에르 신부가 이렇게 답한다. “글을 가르치는 건 사람들에게 교양을 길러주고 그들의 권리를 알게 해 주며, 의식을 깨우쳐 권력에 덜 조종당하게 해주기 때문에 정치적인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교양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가르친다는 게 무슨 소용인가? 그들이 스스로 읽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다면 그들에게 말씀을 전한다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고 외친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구분은 신자와 비신자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홀로 족한 자와 공감하는 자 사이에, 타인들의 고통에 등을 돌리는 자와 그 고통을 함께 나누기를 받아들이는 자 사이에 있다는 피에르 신부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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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평화는 나의 여행> 임영신 지음 /소나무

<평화는 나의 여행> 임영신 지음 /소나무

2003년 3월20일 미군은 영국군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가장 큰 이유로 든 것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세계의 안보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으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요구하며 정권 교체를 언급했다. 이후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 사찰을 수용했지만 미국은 2003년 2월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침공 승인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국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라크를 침공하고 말았다.

그런데 2004년 10월, 미국 조사단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마지막 보고서를 제출했다. 전쟁을 시작한 근거가 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이 전쟁의 정당성이 크게 흔들렸다. 전쟁의 결과 미군은 후세인 독재 세력 기반을 와해시켰지만 이로 인해 보복 살해 등 종파 분쟁이 발생하고 치안 부재로 인한 무장 세력의 저항으로 미군 수천명이 전사하기도 했다. 특히 민간 지역에 대한 오폭 등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7년이 지난 2010년 8월20일에야 미군은 모든 전투 병력을 철수시켰다.

이 책의 저자는 이라크 전쟁이 터지기 직전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이라크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평화의 증인이 되고자 간 것이다. 전쟁 뒤에도 전후 조사팀으로 다시 두차례 이라크를 여행하며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고 한국에 알렸다.

저자의 눈에 비친 이라크에는 비참하고 끔찍한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꿋꿋하게 터전을 지키는 사람들과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 폭격 속에서도 하루에 수백명의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있었다. 프랑스인 의사 자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폭격 속에서 병원을 떠나지 않고 환자들을 치료했다. 전기도 없는 허름한 병원에서 햇빛에 의지해 날마다 30~40건의 수술을 감당했다. 자크 외에 많은 의사들이 전쟁 중에도 이라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책에서 또 저자는 피스보트, 평화여행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피스보트는 일본 시민단체로 1982년 일본 우익단체의 역사 교과서 왜곡 파문을 계기로 1983년 일본의 젊은이들이 배를 타고 아시아의 역사 현장을 방문한 게 시발점이 되었다.

유엔 산하의 엔지오 단체로 등록되어 있으며, 500~600명이 승선할 수 있는 유람선(피스보트)에 매년 2차례에 걸쳐 3개월 기간으로 여행을 하는데, ‘평화를 실어 나르는 배’라는 이름대로 배 안에서는 지구대학을 통해 세계의 주요 현안과 문제점·대안 등을 토론하고, 이에 관한 강연회가 열리며, 갖가지 문화 체험을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거쳐 가는 항구에서는 반전 평화 의식을 높이는 현장 활동을 하고, 분쟁지역이나 반인권·반환경과 관련된 지역에서는 직접 집회에 참여하거나 거리행진·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2003년 3월 이라크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국제 비정부기구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반전 운동을 펼쳤다. 이 책에는 저자가 피스보트에서 만난 많은 평화여행가들의 활동이 소개되어 있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