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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같은 반이지만 시간표는 달라요” 과목 선택권 늘린 학교 가보니

등록 2017-03-22 19:07수정 2017-03-22 22:19

보통 일반고는 문과·이과뿐이지만
인천신현고는 4개 교육과정 선택
“3년 전 수업시간에 자던 아이들
지금은 토론하고 발표하는 분위기”
지난 3월10일 인천신현고 2학년6반 ‘수리과학집중과정’ 학생 세 명이 교실 게시판에 붙어있는 교양과목들의 강의실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3월10일 인천신현고 2학년6반 ‘수리과학집중과정’ 학생 세 명이 교실 게시판에 붙어있는 교양과목들의 강의실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저는 기계공학과에 갈 거라서, ‘공학기술’을 택했어요.”

지난 10일 인천 서구에 있는 인천신현고등학교 복도에서 만난 이 학교 2학년 설현지(17)양은 교복 주머니에서 자신의 시간표를 꺼내 보여줬다. 같이 만난 같은 반 친구 두 명도 시간표를 보여줬는데, 세명의 시간표가 모두 달랐다. 이들은 모두 ‘수리과학집중과정’인 6반이지만, 대학처럼 전공과목은 같이 듣고 교양과목은 각자 원하는 것을 듣는다. 중학교 때 과학고 진학을 꿈꿨던 설양은 과학고 입시를 치르는 대신 과학고 커리큘럼과 유사한 인천신현고의 ‘수리과학집중과정’을 택했다. 보통 일반고는 문과와 이과 두 가지 과정 밖에 없지만, 인천신현고에는 ‘인문사회과정’(문과와 유사), ‘제2외국어집중과정’(외국어 특화), ‘수리과학집중과정’(수학 물리 등 심화), ‘자연이공과정’(이과와 유사) 등 총 네 개의 교육과정이 있다. 제2외국어집중과정은 1학년 때부터, 나머지는 2학년 때부터 나눠진다. 2학년에 각각 네 학급, 한 한급, 한 한급, 네 학급이 있다. 자율형공립고인 인천신현고는 특목고 등 전기고 선발이 끝난 뒤 배정되는 후기고이지만 2014년부터 학생들의 교육과정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덕범 교장은 “외고, 과학고 갈 것 없이 우리 학교에서 제2외국어집중과정이나 수리과학집중과정을 배우면 된다”면서 “한 과정에 희망자가 5명밖에 없어도 반드시 과정을 개설한다는 게 학교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네 개의 과정은 성적순이 아닌 학생 희망에 따라 선택한다. 이른바 ‘수평적 교육과정 다양화’다. 최영선 교감은 “제2외국어집중과정이나 수리과학집중과정은 주로 본인이 지망하는 대학 학과를 기준으로 택한다”고 말했다. 설양은 “수리과학집중과정은 물리를 좋아하거나 대학입시에서 물리가 필요한 학생들이 듣는다”고 말했다.

학교는 소수 학생 선택과목이나 수준별 과목 개설도 확대했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수학을 다시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기초수학’, ‘기초영어’ 과목을 따로 만들었고, 다양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인근 지역 학교와 연계해 스페인어·프랑스어 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기 초 교사들은 소수 교양과목들을 어떻게 다채롭게 수업할지 워크숍을 열어 연구한다.

이자형 부산광역시교육연구정보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3년 교육부의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 이후 일반고도 자율형공립고처럼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다양한 교육과정이 안착된 자율형공립고가 일반고의 모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처음엔 학생부종합전형 입시에 도움이 될까 해서 과목 선택권을 강화했다”며 “하지만 3년동안 시행해본 결과 입시를 위해서만 아니라 교육적으로 옳은 방향이었다. 3년 전엔 선생님 혼자 강의하고 아이들은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발표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인천/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관련기사 바로가기 : 학생에 ‘수강 과목 선택권’, 일반고 살릴 묘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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