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도부가 2일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양경수 위원장 강제구인에 항의하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일 “경찰의 양경수 위원장 구속은 폭력 침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오는 10월 위력적인 총파업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속된 양 위원장은 구속영장 집행에 항의하기 위해 단식에 돌입하고, 민주노총 임원들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양 위원장 구속영장 집행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폭력 침탈해 위원장을 연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역대 어느 정권도 하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경찰청 ‘7·3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이날 새벽 5시28분께 경향신문 사옥에 진입해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지난달 13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20일 만이다. 양 위원장은 서울 도심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7·3 노동자대회 등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주장은 정권의 방역 실패로 인한 코로나19 확산과 감염병 대응 실패로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저항을 봉쇄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위원장 인신구속으로 총파업 대열을 위축시키고 각종 악의적 방법으로 민주노총을 민심으로부터 고립시키고 투쟁 분출을 차단하려는 것이 정권과 보수세력의 공동 목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원장 구출의 핵심방도는 110만 조합원의 총파업 결의를 조직하고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위력적인 총파업을 성사시키는 것”이라며 “10월20일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민주노총 총파업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어 “양 위원장은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단식으로 항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양 위원장이 “위원장으로서 선두에서 총파업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리의 분노를 제대로 보여주자. 110만이 앞장서서 전체 노동자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더욱 단단히 하고 그 결의를 10월20일 총파업 투쟁으로 모아내자”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태승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구속은 예외적인 것인데 현 정권은 그야말로 구속을 남용했다”며 “방역을 이유로 집회를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묻고 싶다.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인신에 대한 구속을 명하는 것이 과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원칙에 부합하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임원들은 “문재인 정권과 노동자 민중에게 삭발로 결의를 보이겠다”며 기자회견 직후 삭발식을 진행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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