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변호를 맡은 김국일 변호사가 법정을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 쪽은 ‘700억원 약정설’ 의혹에 대해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소명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 염려 등이 있다”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당직 판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부터 1시간20여분간 유 전 본부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지난 1일 체포 돼 이틀간 검찰 조사를 받은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출석했다. 이 판사는 이날 밤 9시께 “증거 인멸 및 도주 염려가 있다”며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곧바로 구속수감됐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을 변호하는 김국일 변호사는 영장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했다.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쪽으로부터 개발 이익 700억원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대화하면서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로 약속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 농담이 녹취가 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범죄사실에도 포함돼 있길래 (법정에서) 소명했다”고 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지난 2일에도 “700억원 약정은 사실 무근이다. 실제 빌린 돈은 차용증을 쓴 11억8천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전 본부장 쪽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퇴임하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함께 일했던 정아무개 변호사와 유원홀딩스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에서 11억8천만원을 차용증을 쓰고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사업 자금과 이혼 위자료로 쓸 돈이 없어서 정 변호사에게 빌렸다. 신용대출 등도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무슨 뇌물을 받아 축적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에 대해서는 “(최근) 교체한 휴대전화로 기자들이 연락을 하니까 던진 것이다. 2014∼15년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제출하겠다고 검찰에 말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사업자 선정과 이익 배분 설계 과정 등에서 화천대유 쪽 편의를 봐주고(배임) 나중에 유원홀딩스를 통로로 투자 등의 형식으로 돈을 챙기려(횡령) 했던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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