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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명강행’ 앞둔 한동훈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린치 당했다”

등록 2022-05-15 19:05수정 2022-08-10 14:35

검찰 내부게시판에 사직 사실 밝히며 거친 말 쏟아내
스스로에겐 “정의·상식 기준, 외압에 흔들린 적 없다” 자평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은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사직서를 냈다”고 알리며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정무직인 법무부 장관에 오르려면 검찰에서 퇴직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한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한 후보자가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염두에 두고 검찰 내부에 사직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 상대가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다른 것 다 지워버리고 그것만 생각했다. 그런 사건에 따르는 상수인 외압이나 부탁 같은 것에 흔들린 적 없었다”며 스스로를 평가했다. 이어 “덕분에 싸가지 없단 소릴 검사 초년시절부터 꽤나 들었는데 ‘그런 거 안 통하는 애, 술자리도 안 오는 애’로 되니 일하기 편한 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손잡고 ‘적폐수사’에 앞장섰던 한 후보자는 조국 사태 이후 좌천 당하고 수사 대상이 된 경험을 “광기” “린치” 등 감정을 담은 거친 용어로 쏟아냈다. 한 후보자는 “그동안 두들겨 맞으면서도, 저는 제가 당당하니 뭐든 할 테면 해보라는 담담한 마음이었다.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썼다.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딸의 허위 스펙 쌓기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권력형 비리와 대기업 수사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아온 특수통 검사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당시 윤석열 수사팀장과 손발을 맞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구속기소했고, 2017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된 뒤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보좌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됐을 때도 검찰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한 후보자는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으로 2년 동안 수사를 받다 지난달 6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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