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여권 발급 ‘하늘의 별따기’

등록 2006-07-26 13:37

일선구청들이 여권발급절차가 종전보다 길어짐에 따라 하루 여권발급 수를 제한하자 지난 3월24일 서울 종로구청 여권과 앞에 이른 아침부터 신청자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일선구청들이 여권발급절차가 종전보다 길어짐에 따라 하루 여권발급 수를 제한하자 지난 3월24일 서울 종로구청 여권과 앞에 이른 아침부터 신청자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새벽 5시 줄서고…‘초고속’ 웃돈 30만원
서울 구청 10곳 혼잡 극심 외교부·서울시 “뾰족수 없다”
“로또복권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24일 새벽부터 줄을 서 구청 여권과에서 접수 번호표 ‘300번’을 손에 쥔 김형규(44·서울 도봉구 방학1동)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행정을 하고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방학·휴가를 맞아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서울의 각 구청엔 새벽 5~6시부터 수백명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사진을 붙이던 것에서 전사식으로 바뀌었고 딸린 가족들도 일일이 여권을 만들어야 하는 등 여권 업무가 늘어나 성수기에 더욱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서 여권발급 업무를 맡고 있는 구청은 종로·서초·영등포·노원·강남·동대문 등 10곳. 서초구청의 경우 아침 6시부터 공무원들이 출근해 접수 번호표를 나눠주고 구로구는 택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여권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예닐곱배의 웃돈을 요구하는 ‘급행 여권’까지 등장하고 있다. 2~3일이면 받을 수 있다는 초고속 급행 여권이 30만원대에 거래되는가 하면, 새벽에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발급 기간이 열흘 이상 걸리는 여권도 14만원까지 호가한다.

여권 업무에 대한 불만이 한계점에 이른 가운데 일부 구에선 ‘돌출행동’도 터져나오고 있다. 노원구는 25일 외교통상부에 여권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은 △여권발급 대행기관을 서울의 25개 구청으로 확대하고 △전국에서 인터넷 및 예약접수제를 함께 실시하고 △여권 통합 전산망의 용량을 확대할 것 등을 담고 있다. 노원구는 여권을 받으려고 구청 앞에서 몇시간씩 기다리는 주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담은 동영상물도 함께 전했다. 현장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전하겠다는 의도다.

외교통상부와 서울시도 회의를 잇달아 열어 개선 방안을 논의했으나 아직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24일 구청 10곳의 여권과장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사진 스캐너를 늘려 업무를 지원하고 예약제를 시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으나 답을 내리지 못했다.

외교통상부는 올해는 예산이 없어 여권발급 대행기관을 서울에서 더는 늘릴 수 없다는 말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여권과 김규영 행정계장은 “예산이 없는데도 수도권 일대 여권이 너무 밀려 성남·일산·인천에 발급기관을 신설했기 때문에 더 추가하기는 어려우며, 앞으로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심사·발급을 맡는 전자여권 제도를 검토하고 있어 당분간은 현재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