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살려내’에 황급히 자리 떠
군 사령관이 11일 후임병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故 박종석(21) 상병의 빈소를 찾았다가 '내 아들 살려내'라는 말을 듣고 황급히 자리를 떠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날 오후 3시 박 상병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지하 1층 영현실이 갑자기 군복과 사복을 입은 군 관계자 10여 명이 들어오면서 분주해졌다.
당시 빈소 앞에는 박 상병의 어머니 윤영미(47)씨가 조문 온 아들의 친구 손을 잡고 울고 있었고 아버지 박한영(48)씨 등 유족 대부분은 밖에 나가 있었다.
군 관계자들은 영현실 입구를 조금 막고 있던 조화를 한 쪽으로 치우고 영현실 밖에 나가 있던 아버지 박씨를 모셔왔고 곧이어 군복을 입은 3군 사령관 김관진 대장이 빈소에 들어왔다.
김 대장은 박 상병의 영정 앞에 분향한 뒤 박씨 부부와 절을 하고 마주 앉았다.
김 대장은 부부의 손을 동시에 잡고 잠시 얼굴을 쳐다본 뒤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어머니 윤씨가 '내 아들 살려내'라고 오열하며 울음을 터뜨리자 김 대장은 곧바로 일어나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수행원들과 함께 영현실을 떠났다.
김 대장의 조문시간은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금쪽같은 외아들이 허망하게 숨진 이유 등을 물어보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예상했던 박씨 부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난 김 대장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씨는 "김 대장이 우리의 손을 잡고 무어라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며 "아들을 살려내라는 아내의 말에 곧바로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한편 박 상병의 유가족과 군은 이날 부대장장으로 박 상병의 장례를 치르기로 합의하고 12일 오전 9시 영결식에 이어 발인하기로 했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 (성남=연합뉴스)
금쪽같은 외아들이 허망하게 숨진 이유 등을 물어보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예상했던 박씨 부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난 김 대장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박씨는 "김 대장이 우리의 손을 잡고 무어라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며 "아들을 살려내라는 아내의 말에 곧바로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한편 박 상병의 유가족과 군은 이날 부대장장으로 박 상병의 장례를 치르기로 합의하고 12일 오전 9시 영결식에 이어 발인하기로 했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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