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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안남자’는 힘빠졌나, 건재한가? 문화 “계속 간다”

등록 2007-01-05 16:01수정 2007-01-05 16:11

한나라당 강재섭대표가 4일 낮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강재섭대표가 4일 낮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재섭대표 발언이 덮은 ‘강안남자’
핵심은 여전히 ‘일간지 소설의 외설성’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으로 다시 ‘강안 남자’가 도마에 올랐다.

강 대표는 4일 ‘철봉이 아니라 낙지가 됐다’고 문화일보 연재소설의 주인공 조철봉의 신세를 ‘동정’했지만 정작 논란의 발단이 된 <문화일보> ‘강안 남자’는 외설성 공방 속에서도 4개월째 ‘건재’하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을 내세워 “경위를 불문하고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사과했다. 4일과 5일 대부분의 언론은 강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낙지가 된 철봉’에 머물렀다. 이 사안의 발단이 된 문화일보의 ‘강안남자’는 논외의 대상이다시피 했다.

‘강안 남자’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처음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함구하던 보수 언론들은 청와대 여직원들의 〈문화일보〉절독 사태가 발생하자 하나같이 ‘창작의 자유’와 ‘언론탄압’을 외쳤다. 하지만 당시에도 ‘강안남자’의 외설성에 대해선 보수언론이 다루지 않았다. 〈한겨레〉는 정 의원의 문제제기가 있은 뒤 ‘강안남자’의 표현 수위에 대한 논란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정청래 의원 문제제기한 10월14일 이후 ‘강안남자’ 힘빠져

‘강안 남자’에 대한 ‘외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13일 정청래 의원이 국회 국감장에서 이 소설의 선정성을 본격적으로 문제삼으면서부터다. 당시 문화일보는 정 의원의 문제제기 이후 국회에서 졸고 있는 정 의원의 사진을 크게 편집하는 등의 지면 운용으로 정 의원으로부터 “지면을 통한 보복”이라고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강안 남자’는 ‘강한 남자’가 아니었다. 국회의원과 시민사회의 비판이 등장하자, 자신의 ‘강함’을 100% 상실했다. 정 의원의 ‘강안남자’의 외설성 제기 이후 소설의 묘사 ‘수위’는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정 의원이 국감장에서 선정성을 문제삼은 이튿날인 10월14일(1451회)치부터 달라진 ‘강안남자’의 ‘표현 기법’은 해가 바뀐 2007년 1월5일(1520회)에 이르기까지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판이하게 달라진 ‘강안 남자’의 소설 전개 속에서 4일 강재섭 대표의 말이 ‘편한 자리에서의 농담’ 형태로 돌출한 것이다.

“요새 조철봉(강안남자의 주인공)이는 왜 그렇게 안 해? 옛날에는 하루에 세번씩도 하더니 요새는 ‘오늘은 한 번 하나?’하고 신문 펼쳐보면 한번도 안 하대. 요즘은 철봉이 아니라 낙지가 됐어…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번은 해줘야지, 한번은…”(강재섭 대표 4일 발언)

조선일보 인터넷사이트는 청와대를 비판한 강안남자의 작가 이원호씨의 기사를 머릿기사로 취급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인터넷사이트는 청와대를 비판한 강안남자의 작가 이원호씨의 기사를 머릿기사로 취급하기도 했다.

4일 황우여 사무총장의 말처럼(“제가 지난해 <문화일보> 강안남자를 위해 투쟁한 것도 기억해달라”) 한나라당과 ‘강안남자’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작년 11월 강안남자의 외설성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청와대와 일부 정부 부처의 〈문화일보〉 절독만을 가지고 “언론 탄압”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강 대표의 4일 발언으로 ‘강안 남자’가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지만 이번 논란의 초점은 강 대표의 ‘성희롱적’발언이었지, ‘강안남자’ 자체의 외설성은 아니었다. 5일 한나라당 대변인을 통한 공개사과에도 ‘사태의 발단’인 소설 ‘강안남자’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강안남자’ 언론탄압 주장한 나경원 대변인 “강안남자 안 읽어봐 외설성은 모른다”

하지만 신문 연재소설의 외설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이미 세워지고 있다.

문광부는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 유해매체물 관리현황 및 대책 보고’를 통해 “강안남자처럼 종합일간지의 경우 언론의 특수성 때문에 포괄적으로 청소년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언론 본질적 영역이 아닌 연재소설이나 연재만화 등은 법정기관(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문광부는 지난해 11월 17일에 신문협회에 공문을 보내 신문사들의 자율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모두 정 의원이 ‘강안남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후에 행해진 것들이다. 사실상 정부에서도 “규제하고 싶어도 규제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문제점을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5일,〈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강안남자를 안 읽어봐서 외설적인지 모르겠다”며 “당 차원에서도 외설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외설성 자체보다 정황상 〈문화일보〉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청와대가 언론을 탄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언론탄압설을 계속해서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지난 11월에 “강안남자가 선정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민사회의 몫”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화일보, “외설시비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 하지만 강안남자 5월까지 계속 연재한다”

문화일보 '강안남자'의 캡처 화면. '강안 남자'는 화면처럼 정의원의 문제제기 있기 전까지의 내용과 그 이후의 내용이 판이하다.
문화일보 '강안남자'의 캡처 화면. '강안 남자'는 화면처럼 정의원의 문제제기 있기 전까지의 내용과 그 이후의 내용이 판이하다.
정청래 의원은 5일 “강안남자 문제의 본질은 언론이란 이름의 권위를 이용해서 여성을 비하하고 청소년의 영혼을 타락시킨 데 있다”며 “〈문화일보〉의 사장, 편집국장과 이원호 작가가 이 소설을 며느리나 딸·손녀와 함께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 의원은 “대입 논술 때문에 고등학교에서의 신문을 통한 교육을 권장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강안남자를 본다면 어떤 성의식이 형성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일보〉도 ‘강안남자’의 외설성 비판에 대한 대답은 피한 채 “언론탄압이다”고 주장하며 연재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승현 〈문화일보〉 문화부장은 이날 “외설 시비에 대해 할 말은 없고 본질적으로 우리는 이 사태를 언론탄압으로 보고 있다”며 “계약 기간인 올 해 5월까지 계속해서 연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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