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문제 책임은 교육부 아닌 서울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최근 불거진 `3불정책 폐지론'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조 교수는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카페 `조기숙의 마법에 걸린 나라'(cafe.naver.com/chomagic )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3불 정책을 해제하자는 주장은 쥐가 있는 곳에 고양이가 나타나니 고양이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대학이 학생선발권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조 교수는 "최근 입시정책이 갈팡질팡하는 가장 큰 책임은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부 정책을 우회하기 위해 입시제도를 수시로 변경한 서울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대 측에 화살을 돌렸다.
조 교수는 "내신과 수능만으로는 변별력이 없다며 수시로 본고사를 부활하려는 서울대가 교육부에 맞서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명문대도 서울대를 따라가면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졌다"며 입시 명문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서울대를 겨냥, "가장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겠다는 욕심은 서울대의 집단 이기주의일 뿐이다. 그것도 직접 가르쳐서 최고로 만들기보다는 이미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학생을 데려가겠다는 것은 땅 짚고 헤엄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본고사 부활 시도에 대해 조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생의 성적에는 부모의 재산과 학력이 반영돼 있다.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교육이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하는 기제로 악용되는 위험성마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으로는 21세기 지식 경제사회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부는 (내신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식 입시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역할당 등의 입시철학을 빼놓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며 현 정부 교육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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