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김회장 아들 출국 언제 알았나’ 진실게임

등록 2007-04-29 19:03수정 2007-04-29 22:50

“이미 알려줘” “몰랐다” 한화-경찰 서로 “거짓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아들(22)이 출국한 사실을 둘러싸고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능력과 의지를 잘 보여준다.

출국 까맣게 모른 경찰=경찰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검찰에 김 회장과 아들의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검찰이 이를 기각하자 이튿날인 27일 다시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경찰은 한술 더 떠 이날 오후 4시 “한화 쪽에서 28일 오전 둘째아들의 소환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5일 이미 서울대 동양사학과 현지답사팀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경찰은 나중에 ‘왜 출국 사실을 미리 확인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출입국관리사무소보다 18시간이나 늦은 경찰 전산망을 탓했다.

이미 도피성 출국 전력이 있는 김 회장이 관련됐는데도, 경찰은 이들 부자의 출국 여부를 정확히 살피지 않은 것이다. 또 경찰이 ‘소환조사에 협조하겠다’는 한화 쪽 말만 고스란히 믿고 있었다면 한화 쪽에 놀아난 셈이 된다.

한화의 의도된 거짓말?=한화그룹은 김 회장 부인 명의로 28일 새벽 둘째아들의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아들이 28일 10시30분까지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할 것을 통보받았지만 ‘미국 예일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으로 현재 해외체류 중이며, 학사 일정상 즉시 귀국해 출석조사가 어려우므로 진술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성실히 협조하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둘째아들이 마치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처럼 읽힌다. 그는 예일대에 재학 중이지만, 이미 지난 3월 귀국해 서울대에서 방문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은 “김 회장 부인도 거짓말을 했는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하는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한화의 떠넘기기=급기야 28일 낮에는 둘째아들 출국을 둘러싸고 경찰과 한화 쪽이 서로 거짓말을 한다고 떠넘기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찰은 김 회장 부인 명의의 불출석 사유서를 받은 뒤에야 둘째아들의 출국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는데, 한화 쪽이 이날 낮 12시께 “지난 26일 진아무개 경호과장이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미 김 회장 둘째아들이 출국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이 출국 사실을 알면서도 출국금지니 소환조사니 하며 ‘쇼’를 벌였다는 말이 된다.

경찰은 발칵 뒤집혔다. 장 서장은 기자들에게 “수사과장이 (26일이 아니라) 27일 오후 4~5시께 임아무개 경호부장으로부터 둘째아들이 출국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나도 보고를 받지 않아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는 불출석 사유서를 받고서야 알았다는 애초 경찰의 해명이 거짓말이었다는 실토인 셈이다.

그러나 경찰 입장은 30여분 뒤 다시 뒤집혔다. 이날 오후 1시께 강대원 수사과장은 “27일 오후 3시께 임아무개 경호부장으로부터 ‘멀리 있어서 (28일 출석이) 한두시간 지연될 것 같다’는 진술을 들었다”며 “중국에 갔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서장과 수사과장의 말조차 서로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한화 쪽 이야기대로 26일에 이미 둘째아들의 출국 사실을 밝혔다면, 경찰은 한화 쪽과 손잡고 쇼를 부린 셈이 된다. 반대로 경찰의 해명이 맞다면, 경찰이 한화 쪽에 놀아난 셈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