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본 “수사팀 축소계획 없다” 계좌추적 중점
특검후보 10일 지나 윤곽…1월부터 본격수사 삼성 특검법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것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수남 특본 차장은 “이제 사건은 특별검사의 관할이다.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를 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삼성증권 본사에서 압수한 차명계좌 100여개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용철(49) 변호사가 공개한 네 가지 외에 추가로 확인한 20여개의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추적 작업을 계속했다. 김수남 차장은 “계좌추적을 두 갈래로 진행하고 있다. 추적할 계좌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검찰 안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주요 참고인에 대한 무더기 출국금지와 차명계좌와 대책문건 등 주요 증거를 대량 확보한 이상 ‘할 것은 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할만큼 했으니 이제 특검에 넘기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때 특검법 발효를 계기로 수사팀 축소를 검토했던 특본은 “현재로서는 수사팀을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삼성증권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김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대거 압수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에서 거둔 성과로 한창 불붙은 수사에 섣불리 ‘선’을 그었다가 ‘명예 회복의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는 검찰 안팎의 비난도 우려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는 “아직도 마지못해 수사를 하는 측면이 있지만, 특검을 핑계대는 분위기는 많이 수그러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이 비자금을 관리한 차명계좌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매각 사건과 정·관계 로비 의혹은 자연스럽게 특검의 몫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미 수사 시작 전부터 검찰 안에서는 껄끄러운 ‘떡값’ 수사보다는 비자금 수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검찰은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밝힌 이용철(47)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선에서 수사를 정리하고 있다. 한편, 특검법 의결로 특별검사 임명 논의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지난주 박재승(68) 전 대한변협 회장을 특별검사 후보로 변협에 추천한데 이어, 변협도 이날 저녁 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열어 대통령에게 추천할 특별검사 후보자 선정에 대해 논의했다. 윤상일 변협 공보이사는 “10일께 후보자를 몇 배수 정도로 구체화한다. 이때쯤이면 추천할 후보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는 “삼성, 참여연대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특검후보 10일 지나 윤곽…1월부터 본격수사 삼성 특검법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것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수남 특본 차장은 “이제 사건은 특별검사의 관할이다.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를 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삼성증권 본사에서 압수한 차명계좌 100여개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용철(49) 변호사가 공개한 네 가지 외에 추가로 확인한 20여개의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추적 작업을 계속했다. 김수남 차장은 “계좌추적을 두 갈래로 진행하고 있다. 추적할 계좌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검찰 안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주요 참고인에 대한 무더기 출국금지와 차명계좌와 대책문건 등 주요 증거를 대량 확보한 이상 ‘할 것은 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할만큼 했으니 이제 특검에 넘기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때 특검법 발효를 계기로 수사팀 축소를 검토했던 특본은 “현재로서는 수사팀을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삼성증권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김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대거 압수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에서 거둔 성과로 한창 불붙은 수사에 섣불리 ‘선’을 그었다가 ‘명예 회복의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는 검찰 안팎의 비난도 우려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는 “아직도 마지못해 수사를 하는 측면이 있지만, 특검을 핑계대는 분위기는 많이 수그러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이 비자금을 관리한 차명계좌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매각 사건과 정·관계 로비 의혹은 자연스럽게 특검의 몫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미 수사 시작 전부터 검찰 안에서는 껄끄러운 ‘떡값’ 수사보다는 비자금 수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검찰은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밝힌 이용철(47)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선에서 수사를 정리하고 있다. 한편, 특검법 의결로 특별검사 임명 논의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지난주 박재승(68) 전 대한변협 회장을 특별검사 후보로 변협에 추천한데 이어, 변협도 이날 저녁 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열어 대통령에게 추천할 특별검사 후보자 선정에 대해 논의했다. 윤상일 변협 공보이사는 “10일께 후보자를 몇 배수 정도로 구체화한다. 이때쯤이면 추천할 후보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는 “삼성, 참여연대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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