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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럭비공 중수부’…툭하면 샛길로

등록 2008-09-22 14:20

대검 중수부 곁가지 수사 흐름
대검 중수부 곁가지 수사 흐름
‘석유공사 비리’ 칼빼들고 곁가지만 맴맴
“사정 분위기 이어갈 필요 때문” 지적도
‘땅을 팠더니 석유가 아니라 철광석이 나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지난 19일 김현미 전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들이 연루된 옛 한보철강 인수계약금 환급 로비 의혹 수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튿날 대검은 에너지 설비업체한테서 수주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승광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을 구속했다. 수사 대상 인물들로 보면 제법 굵직한 사건들이지만, 이들 수사가 한국석유공사의 국외 유전개발 비리 수사와 이어진다는 것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대검 중수부의 수사 방식을 두고 말이 많다. 애초 ‘수술대’에 오른 석유공사는 간데없고, 수사 본류와 떨어진 다른 혐의가 나올 때마다 압수수색과 체포, 구속이 반복되는 탓이다. 이 과정에서 또다른 혐의가 나오면 버스를 갈아타듯 수사 대상과 방향이 다시 바뀐다.

지난 5월 검찰은 공기업 수사에 착수하며 “필요하면 민간기업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석유공사 하청업체나 민간 에너지 개발업체들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지난 8월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제주도 영리병원 인허가 청탁 의혹이 튀어나왔다. 검찰은 “석유공사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포착됐다”고만 설명했다. 에너지 관련 사업 진출을 계획하던 신약개발 업체를 수사하다 김 의원이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압수수색을 당한 ㅋ사나 과거 정권 ‘게이트’의 주인공인 최규선씨가 운영하는 업체도 에너지 개발회사들이다. 하지만 수사는 이들을 징검다리 삼아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 ㅋ사와 거래하며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강원랜드가 압수수색을 당하자 검찰 안팎에서 정치인들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하더니, ㅋ사한테서 주식을 받은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최씨 업체에 대한 수사도 그의 이라크 입국 편의를 봐준 대가로 돈을 받은 문아무개씨가 구속되더니, 곧이어 최씨와는 관계없이 문씨 혼자 연루된 한보철강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이러는 사이 석유공사 수사는 7월 초 회사 관계자가 구속 기소된 뒤로 소식이 없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21일 “추가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지만 공식적으로 수사가 끝났다는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하다 보면 애초 대상과 관련 없는 곁가지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일단 주요 수사를 마무리한 뒤에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공사나 강원랜드 수사가 별 내용이 없자 다른 수사로 계속 옮겨 가는 모양새”라면서도, “사정 분위기를 이어가야 할 필요” 때문에 이런 식의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지수사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게이트 수사처럼 의혹 규명 차원이라면 선을 그을 수 있지만, 이번 중수부 수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탓에 혐의가 나오는 대로 맥을 잡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수부 관계자는 “한보철강 관련 수사는 그리 깊지 않다. 되도록 빨리 에너지 관련 수사로 돌아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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