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씨를 죽음으로 내몬 이른바 ‘안재환 사채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8일 안씨가 숨진 뒤 인터넷에는 “안재환이 쓴 사채 40억원 가운데 25억원이 최진실 돈이며, 최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채 장사를 해 왔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안씨의 자살 동기를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2일 사채설과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최진실씨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 최씨의 ‘최’자도 안 나왔다”고 밝혔다. 노원서 관계자는 “안씨의 채권자 등을 조사할 때도 최씨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었고, 그래서 최씨를 참고인으로도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숨진 안씨의 노트북에 채권자들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노트북을 생산 회사에까지 들고 가 확인했으나 (안씨가 제작하려 한 영화인) <아이싱> 대본만 들어 있을 뿐 다른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안씨가 끌어다 쓴 사채의 규모와 전주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애초 증권가에서 떠돌던 사채설은 ㅇ증권사에 다니는 백아무개(25·여)씨가 지난달 19일 증권 관련 카페 게시판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 소문에는 ‘청와대에서 나온 얘기다’,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식으로 신빙성을 보장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확산되자 최씨는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소문의 출처를 밝혀달라며 직접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9일 백씨를 조사해 최씨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린 혐의(명예훼손 등)로 불구속 입건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백씨가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입건했고, 백씨에게 메일을 보낸 동료 직원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