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수사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노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경남 김해 성인오락실의 수익금 추적 작업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주 초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노씨는 주말에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변호인과 소환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9일에는 정화삼(62·구속)씨의 동생으로 오락실 운영에 간여한 정추삼(57)씨, 29·30일에는 역시 정씨의 동생인 정광용(54·구속)씨를 불러 오락실 영업이익 규모와 이익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씨 형제가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대표한테서 받은 30억원으로 누가 이득을 얻었느냐를 판단하는 데 오락실 수익금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2005년 3월 홍 대표가 정씨 형제에게 건넨 ‘착수금’ 수억원의 자금추적을 끝내고, 이 돈과 노씨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1~2일로 예상되는 노씨 소환 일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 수사와 관련해, 지난주 압수한 태광실업 및 휴켐스 등의 회계자료 분석과 실무자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기획관은 “태광실업 등의 임원급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주에 박 회장을 소환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대근(64·수감중) 전 농협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해 농림부에 로비를 벌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농림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2005년 7월 농협 투자금융본부가 세종증권을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평가점수 등에서도 의혹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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