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소환 뭘 밝히나
① 운 좋아서 세종증권 200억 시세차익?
② 정대근씨와 짜고 휴켐스 헐값 인수?
③ 탈세 의혹 200억 종착지는 정·관계? 노건평(66·구속)씨와 함께 세종증권 매각 사건의 중심축인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마침내 10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며 정치권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 수사가 상당한 폭발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2005년 6월부터 자신과 부인, 지인 명의로 세종증권 주식 197만주(1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박 회장은 그해 12월27일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 인수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주식을 팔아, 6개월 만에 2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 결정적인 귀띔을 한 이가 누구인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주식을 산 시점이 노씨가 정대근(64·수감 중) 전 농협 회장을 직접 만나 청탁하고 농협의 투자금융본부가 세종증권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한 때와 일치해, 이들에게서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 쪽은 “농협 내부자가 아닌 증권사가 투자를 권유했고 회사 실무진이 주식을 매매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수한 때를 전후로 자신과 친인척, 지인 명의로 휴켐스 주식을 사고팔아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올린 데 대해서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농협의 알짜 기업인 휴켐스를 입찰가로 제시한 1777억원보다 322억원 적은 1455억원에 인수한 경위를 캐고 있다. 농협이나 박 회장 쪽은 휴켐스 노조가 실사를 방해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최종 인수가격이 공개 입찰 당시 경남기업이 제시한 1525억원보다 70억원이 적기 때문에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휴켐스 인수 6개월 전에 정 전 회장에게 건넨 20억원의 명목을 조사하는 한편, 정 전 회장과 짜고 농협으로부터 남해화학까지 사들이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5~2006년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 남해화학 매각 시도의 최대 수혜자는 박 회장이라고 볼 수 있다.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노씨가 모두 동향 출신으로 정치적 ‘배경’을 갖추고 있고, 친분이 두텁다는 점에서 일련의 과정이 ‘각본’에 따라 진행됐을 개연성도 다분하다. 박 회장은 또 홍콩의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800억원대의 배당 수익을 받고도 소득세 등 200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건설의 정아무개 대표가 사장을 지낸 ㄷ사 등 소규모 건설사 2곳을 주목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박 회장의 위장계열사인지, 이 업체들을 통해 비자금 300억원 가량을 조성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는 ‘박연차 리스트’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과 접촉면이 넓었던 그의 행적과 막대한 자금력을 고려하면 정·관계 로비 등 돈의 사용처와 관련한 수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② 정대근씨와 짜고 휴켐스 헐값 인수?
③ 탈세 의혹 200억 종착지는 정·관계? 노건평(66·구속)씨와 함께 세종증권 매각 사건의 중심축인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마침내 10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며 정치권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 수사가 상당한 폭발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2005년 6월부터 자신과 부인, 지인 명의로 세종증권 주식 197만주(1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박 회장은 그해 12월27일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 인수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주식을 팔아, 6개월 만에 2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 결정적인 귀띔을 한 이가 누구인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주식을 산 시점이 노씨가 정대근(64·수감 중) 전 농협 회장을 직접 만나 청탁하고 농협의 투자금융본부가 세종증권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한 때와 일치해, 이들에게서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 쪽은 “농협 내부자가 아닌 증권사가 투자를 권유했고 회사 실무진이 주식을 매매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수한 때를 전후로 자신과 친인척, 지인 명의로 휴켐스 주식을 사고팔아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올린 데 대해서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에 비공개로 불려나왔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조사를 받은 뒤 10일 밤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를 나서며 보도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ittleprince@hani.co.kr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농협의 알짜 기업인 휴켐스를 입찰가로 제시한 1777억원보다 322억원 적은 1455억원에 인수한 경위를 캐고 있다. 농협이나 박 회장 쪽은 휴켐스 노조가 실사를 방해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최종 인수가격이 공개 입찰 당시 경남기업이 제시한 1525억원보다 70억원이 적기 때문에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휴켐스 인수 6개월 전에 정 전 회장에게 건넨 20억원의 명목을 조사하는 한편, 정 전 회장과 짜고 농협으로부터 남해화학까지 사들이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5~2006년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 남해화학 매각 시도의 최대 수혜자는 박 회장이라고 볼 수 있다.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노씨가 모두 동향 출신으로 정치적 ‘배경’을 갖추고 있고, 친분이 두텁다는 점에서 일련의 과정이 ‘각본’에 따라 진행됐을 개연성도 다분하다. 박 회장은 또 홍콩의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800억원대의 배당 수익을 받고도 소득세 등 200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건설의 정아무개 대표가 사장을 지낸 ㄷ사 등 소규모 건설사 2곳을 주목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박 회장의 위장계열사인지, 이 업체들을 통해 비자금 300억원 가량을 조성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는 ‘박연차 리스트’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과 접촉면이 넓었던 그의 행적과 막대한 자금력을 고려하면 정·관계 로비 등 돈의 사용처와 관련한 수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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