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는
“개방적 마인드를 지닌 외유내강형.” “검찰 중립성 수호 의지는 미지수.”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의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조금 다른 평가가 나왔다. 김 후보자는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과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등을 거친 국제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국제검사협회(IAP) 부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에 서울 출신인 점이 혼돈에 빠진 검찰을 이끌 수장으로 김 후보자가 발탁된 이유라는 분석이 많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김 후보자는 국제 감각이 있어서 그런지 권위적이지 않고 개방적이며, 소통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 지금 상황에서는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직 정도는 아니지만 (위에서 시킨다고) 쏠리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일 사퇴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 “검찰 제도나 조직이 아니라 자세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후보자가 흔들린 조직을 추스르고 정치성 시비를 불식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력 중 눈에 띄는 법무부 법무실장 자리는 민법·상법 등을 주로 다뤄 검찰의 통상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강단을 내보인 적이 없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평검사는 “사분오열된 조직을 추스르기엔 힘이 달려 보인다”며 “(정권 입장에서) 안전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유임이 되든 새로 인선이 되든 법무부 장관이나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가 김 후보자의 검찰 선배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간부 인사를 29~30일께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김 후보자로서는 임명 전부터 장관의 들러리를 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김 후보자는 내정 사실을 전해 듣고 “(인사 검증 과정에서 나에 대한) 허위 음해가 많았다.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만 다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낙마한 뒤 5~6명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음해가 난무했다는 설을 확인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특히 그가 적시한 ‘음해’는 재산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올해 아파트와 상가, 예금 등 자신과 아내의 재산으로 다소 많은 23억3000만원을 신고했다. 그는 미국과 부산에 각각 살고 있는 세 남매와 함께 경기도 평택의 밭 588㎡를 공동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후보자는 평택 땅 문제와 관련해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큰집에서 관리하던 아버지 명의의 땅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등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밝히겠다. 기자간담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30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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