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 사진 오른쪽)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있는 동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 사진 왼쪽)와 정운찬 총리(오른쪽 사진 오른쪽) 자리를 오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세종시 원안 백지화 파문
삼성·현대·에스케이·엘지 모두 강력부인
정부가 파격 유인책 내걸면 달라질 수도
삼성·현대·에스케이·엘지 모두 강력부인
정부가 파격 유인책 내걸면 달라질 수도
“전혀 금시초문이다.”
엘지그룹 고위임원은 5일 오전 세종시로 계열사 이전 검토설에 관한 언론보도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운찬 총리가 4일 세종시 원안 백지화 방침을 밝힌 이후 세종시 입주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삼성, 현대·기아차, 엘지, 에스케이(SK) 등 주요 그룹들이 모두 펄쩍 뛰고 있다. 정부로부터 어떤 검토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자체적으로 검토를 한 적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부인한다.
삼성 고위임원은 그룹이나 삼성전자 본사 이전설에 대해 “서초동으로 사옥을 옮긴 지 얼마 안 됐고, 수원의 삼성전자는 주요 생산시설과 연구소가 집중돼 있는 대규모 클러스터”라며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회의에서 세종시가 거론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에스케이 쪽도 “증권가 정보지 등에 근거 없는 얘기가 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이런 사안들과 관련해 재계 창구 구실을 해온 전경련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반응이다. 에스케이 고위임원은 “대기업들이 종합편성채널 컨소시엄 참여설로 곤욕을 치르더니, 이제 세종시 이전설로 시달린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근거 없는 소문의 진원지로 정부를 꼽는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정부가 자꾸 기업들과 관련해 뭔가 진행중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달 30일 세종시를 방문해서 “비공식적으로 몇 개 기업에서 올 의향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그룹 임원은 “총리실에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봤더니, 자신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기업들은 세종시 입주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정부 스스로 아무것도 확정한 것이 없는데, 기업들이 무엇을 근거로 검토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삼성 고위임원은 “생산시설이든 연구소든 입주 여부를 검토라도 할 만한 근거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가 파격적인 유치 조건을 내걸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기업 고위임원은 “기업 연구단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좋은 조건을 내걸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외국 연구개발센터와 대학 기능과 합칠 경우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 안에서도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고려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김회승 기자 jskwak@hani.co.kr
재계에서는 근거 없는 소문의 진원지로 정부를 꼽는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정부가 자꾸 기업들과 관련해 뭔가 진행중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달 30일 세종시를 방문해서 “비공식적으로 몇 개 기업에서 올 의향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그룹 임원은 “총리실에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봤더니, 자신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기업들은 세종시 입주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정부 스스로 아무것도 확정한 것이 없는데, 기업들이 무엇을 근거로 검토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삼성 고위임원은 “생산시설이든 연구소든 입주 여부를 검토라도 할 만한 근거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정부가 파격적인 유치 조건을 내걸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기업 고위임원은 “기업 연구단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좋은 조건을 내걸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외국 연구개발센터와 대학 기능과 합칠 경우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 안에서도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고려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김회승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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