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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딸은 우울증·부모는 죄책감
또다시 돌아온 ‘시름의 겨울’

등록 2012-01-16 21:24수정 2012-01-16 22:35

구속자 가족들의 삶
건설사 제재는 풀어주면서
철거민은 사면대상 또 외면
하루 만에 경찰에 진압된 2009년 1월 용산4구역 철거민들의 망루 농성 대가는 혹독했다. 경찰관 1명과 함께 이상림씨를 비롯한 철거민 5명이 숨졌고, 그 경찰관을 숨지게 했다는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로 철거민 8명이 구속돼 징역을 살고 있다. 불구속된 사람들에게 부과된 벌금은 모두 합쳐 8천만원에 이른다.

순식간에 남편과 아버지를 감옥으로 보낸 가족들은 생계난과 참사 당시의 기억이 남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 수감중인 김재호(56)씨의 늦둥이 딸(12)은 3년 내내 우울증을 앓고 있다. 김씨의 아내 신아무개(48)씨는 “주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잇고 있지만, 딸의 우울증 때문에 집을 비우지 못한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의 수형생활을 만화로 그려 딸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 만화를 <희망>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었지만, 교도소 규정에 외부 반출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어 딸에게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여주교도소에 수감중인 김성환(56)씨는 지난해 9월 첫 손주(외손녀)를 봤다. 서울 신대방동에서 야간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씨의 아내 박아무개(51)씨는 “화상 면회를 할 때마다 남편이 손녀를 그렇게 안아보고 싶다고 하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산 철거민들을 도와주러 달려왔다가 구속된 다른 지역 철거민들은 더 애가 탄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철거민이던 천주석(50)씨는 현재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참사 당시 경찰 특공대원에게 다리와 얼굴을 맞아 다쳤지만,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청소와 식당일로 생계를 꾸리는 천씨의 아내 김아무개(48)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화상 면회를 하는데 몸이 안 좋은 탓에 늘 얼굴이 부어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원호 용산대책위 사무국장은 “구속된 철거민들은 서민경제 밑바닥에서 땀 흘리며 장사한 사람들인데도 이번 사면 대상에서 빠지고, 오히려 개발사업에서 이득을 본 건설사들만 특혜를 받게 돼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얼마 전 발표한 설 특별사면에서 건설업체가 받은 행정제재 3472건을 풀어줬다. 박태우 이경미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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