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인천지방검찰 부천지청 검사. 한겨레 자료사진
사직의 변, 검찰 내부 게시판에 남겨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검찰 쪽에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처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양심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지검 부천지청 박은정(40·29기) 검사가 2일 아침 사직의 변을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남겼다.
박 검사는 이날 아침 7시55분께 ‘이프로스’에 “저는 오늘 검찰을 떠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선후배 동료들과 실무관, 검찰 가족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습니다. 건강하고 늘 행복하십시오”라는 짧은 인삿말을 남겼다. 박 검사의 휴대 전화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박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지난달 28일 뒤로, 이날 아침까지도 계속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나꼼수’는 28일 방송분에서 “나경원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은 수십만명이 있다. 그중에 유독 (김재호 판사가 근무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관할구역에 있는 네티즌 한 명만 찍어서 고발을 한다. 그러고 나서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까 김 판사가 ‘빨리 기소해 달라. 그러면 자기가 처리를 하겠다’고 기소 청탁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씨는 “지난주에 그 검사(청탁을 받았던 검사)가 주진우 체포·구속영장을 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에게 연락도 없이 공안수사팀에 자기가 그 ‘기소 청탁 전화를 받았다’고 말해버렸다. 그 검사가 부천지청의 박은정 검사”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나꼼수는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서울서부지법에 있을 당시 당시 나 후보에 대해 비판글을 올린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고 서부지검 검사한테 기소 청탁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 쪽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들어 나꼼수 패널 주진우 기자를 고소했고,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의 지휘를 받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1일 오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인 김 판사가 기소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거짓 폭로는 성추행과 다름 없으며 무책임한 음해와 선동으로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나 전 의원은 “김 판사는 2005년 당시 기소 시점에서부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 쭉 미국 유학 중이었기 때문에 기소에 영향을 미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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