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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장준하 선생 유골 최초 공개…유족 “망치 가격 확실”

등록 2012-08-16 17:32수정 2012-08-17 08:35

의문사한 지 37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사진. 망치로 맞은 것처럼 오른쪽 귀 뒤쪽 머리 부위가 지름 6~7㎝ 크기 원형으로 깊이 1㎝가량 함몰돼 있고, 주변에 최장 18㎝ 골절 등 네 곳에 금이 가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의문사한 지 37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사진. 망치로 맞은 것처럼 오른쪽 귀 뒤쪽 머리 부위가 지름 6~7㎝ 크기 원형으로 깊이 1㎝가량 함몰돼 있고, 주변에 최장 18㎝ 골절 등 네 곳에 금이 가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장준하 유골사진·검시 소견서 공개
오른쪽 귀 뒤 두개골에 또렷한
가로 6㎝·깊이 1㎝ 원형 함몰
1975년 사고때 검안 소견과 같아
기념사업회 “추락 의한 것 아니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맞서다 1975년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 부위가 지름 6~7㎝ 크기 원형으로 함몰돼 있는 사실이 37년 만에 확인돼, 그가 인공적인 물체로 가격당해 타살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회장 유광언 전 정무차관)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연 뒤, 지난 1일 장 선생의 유해를 이장할 당시 찍었던 장 선생의 유골 사진과 유골을 검시한 법의학 교수의 소견서를 공개하고 ‘국가가 책임지고 즉시 장 선생 사망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 규명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장 선생의 두개골 사진은, 지난 1일 그의 유해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천주교 공동묘지에서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에 조성중인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할 때 찍은 것이다.

37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장 선생의 두개골에는 벼랑에서 추락해 생긴 것으로 보기 어려운, 지름 6~7㎝ 크기의 원형으로 파인 상흔이 뚜렷했다. 상처난 부위는 여러 조각으로 깨져 깊이 1㎝가량 안쪽으로 함몰된 상태였다. 상처 주변에 최장 18㎝인 골절 등 네 군데에 금이 가 있었다. 몸통 부위에선 오른쪽 골반이 네 조각으로 골절돼 있었으나, 다른 척추나 팔·다리뼈 등은 온전했다.

이장 때 유골 검사를 한 서울대 의대 이윤성 교수(법의학연구소)는 소견서에서 “사망 원인은 머리 손상(머리뼈 골절과 그에 수반했을 두개내출혈이나 뇌 손상 등)으로 본다”며 “머리뼈 골절은 둔체에 의한 손상이다. 그러나 가격에 의한 것인지, 넘어지거나 추락하면서 부딪쳐 생긴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두개골 골절이 추락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37년 된 유골을 눈으로만 보고서 머리뼈 손상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당시 이장 과정을 지켜본 장남 장호권(63)씨는 “부친의 유해를 보자마자, 당시 수사기관 발표처럼 ‘추락사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누군가 망치 같은 것으로 부친의 뒷머리를 가격한 것이 분명해, 분노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맨 오른쪽)이 ‘유신헌법을 개헌해야 한다’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다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를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구속돼 백기완 선생(오른쪽 둘째) 등과 함께 수의 차림으로 포승에 묶인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장준하 선생(맨 오른쪽)이 ‘유신헌법을 개헌해야 한다’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다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를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구속돼 백기완 선생(오른쪽 둘째) 등과 함께 수의 차림으로 포승에 묶인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 제공
장 선생의 두개골에 나 있는 상처는, 1975년 장 선생 운명 직후 유족의 의뢰를 받아 주검을 육안과 손으로 살펴본 의사들의 검안 소견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망 당시 주검을 들여다봤던 조철구 박사는 1993년 민주당의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 조사위원회’에 낸 사체 검안 소견에서 “후두부 골절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추락으로 인해 손상당하기 어려운 부위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박사가 작성한 검안 그림을 감정했던 문국진 박사는 ‘법의학적 소견’에서, 오른쪽 귀 뒷부분에 난 정원형 함몰 골절을 가리켜 ‘중앙 부분이 오목한 형태의 인공적인 물체를 가지고 직각으로 충격을 가한 것’이라고 민주당 조사위에 설명한 바 있다.

장준하기념사업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이윤성 교수가 사인이라고 밝힌 두개골 오른쪽 귀 뒤쪽의 함몰 모양과 위치는 결코 추락에 의한 함몰이 아니다. 추락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에 사진과 같은 모양의 함몰 골절은 결코 생길 수 없다”며 정부에 전면 재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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