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파업 철회 뒤에도 공사 쪽 대화거부
공사 “휴게실 등 여러가지 대안 모색중”
공사 “휴게실 등 여러가지 대안 모색중”
“공항공사가 저희(김포공항 미화노동자)들과 전혀 대화를 안 하려고 합니다. 대화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합니다.”
김포공항 미화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강서지회(이하 강서지회) 손경희 지회장의 목소리가 다시 떨렸다.
손 지회장은 지난 12일, 공사에서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용역업체 관리자들의 성추행과 욕설, 폭언 등의 횡포와 열악한 근무 환경을 폭로하며 삭발을 감행한데 이어, 30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서경지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6일 새벽 1시까지 열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노동위) 조정회의에 참여했다. 서울노동위는 “노조와 (공항공)사쪽의 대화를 위해서 파업을 중단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에 서경지부는 “공항공사와 대화하기 위해 4시간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이날 오전 10시에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는 노조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며 대화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서경지부쪽은 “최저임금에서 벗어나 정부지침 준수를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파업을 했다”면서 “공항공사의 대답은 ‘대화 거부’였고, 서울노동위를 통해서 공항공사가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말했다. 대화를 호소하는 손 지회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서경지부가 요구하는 여러 문제 등과 관련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미화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은 평균 월 205만원 외에도 연간 성과급 등으로 150만원을 더 받고 있다. 공항공사 직원들이 이용하는 복지 혜택도 지원받아 복지가 열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게 공간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미화원 휴게공간(12개소)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만 현장과 거리가 멀어 실제 이용에 불편한 부분이 있는 곳은 휴게공간(9개소)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항공사는 잇따른 비난 여론에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서경지부 조합원들과의 직접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경지부 조합원들을 제외한 비조합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공항공사는 전날 노조원들의 휴게공간에 ‘공지 사항’ 안내문을 붙여 간담회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개최 장소 역시 노조원들의 휴게 공간이 아닌 별도의 공간을 지정해 통보했다”는 게 서경지부의 설명이다.
공항공사 쪽은 “노조원들 뿐만 아니라, 김포공항에 있는 청소 용역업체 협력업체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며 “간담회 역시 직접 통보가 아니라, 공고 형식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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