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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달 10만원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기에

등록 2018-03-23 20:11수정 2018-03-23 20:13

[토요판] 박현철의 아직 안 키우냥
16. 고양이 한달 양육비

시도 때도 없이 집사의 음식에 달려드는 라미. 라미가 가끔 뺏어먹는 집사의 음식은 양육비에 포함하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집사의 음식에 달려드는 라미. 라미가 가끔 뺏어먹는 집사의 음식은 양육비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달에 얼마나 들어요?”

고양이랑 산다고 하면 많이들 물어보는 질문이다. 그러면 난 “대략 10만원 정도 들지 않을까요”라고 답한다. 계산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

그래서 대략 계산해 봤다. 정말 대략이다.

우선 ‘밥값’. 라미와 보들이는 건사료와 캔사료를 섞어 먹는다. 캔은 이틀에 한번만 주고 나머진 모두 건사료를 준다. 한달로 계산하면 캔은 15개, 건사료는 한번에 30g씩 하루에 세번 또는 두번(캔 주는 날)을 주니까, 한달에 2250g(=150g×15)을 주는 셈이다.

캔 사료 하나의 가격은 대략 2500원. 건사료는 조금 복잡한데, 라미와 보들이는 집사들에게 ‘금사료’로 통하는 오○○과 퓨어○○을 약 2 대 1의 비율로 섞어 먹는다. 셈을 해보니 대략 1g에 14.35원이 나왔다. 따라서 캔과 건사료의 한달 비용은 (2500원×15)+(2250×14.35)=69787.5원, 약 7만원이 나왔다.

일주일에 한번 황태닭가슴살애호박당근수프를 만들어 토, 일요일 한끼씩 주기도 한다. 냉동닭가슴살과 애호박, 당근, 황태포가 들어간다. 가격을 추산하는 게 좀 힘든데… 끼니 대용으로 황태닭가슴살애호박당근수프를 주니까 굳이 계산을 안 해도 될 것 같긴 하지만 1만원 정도 추가하기로 한다.

밥값 외에 정기적으로 드는 비용은 모래다. 라미와 보들이는 두부모래를 쓴다. 한번 살 때 두부모래 7리터짜리 6개 묶음을 사는데 보통 4만원 안팎이다. 가장 최근에 산 이력을 보니 지난 2월에 샀고, 그 전엔 지난해 12월에 샀다. 따라서 한달에 2만원. 아, 벌써 10만원이다.

석달에 한번씩 먹는 구충약은 3000원밖에 안 하니 그건 무시하면, 여기까지가 정기적으로 드는 비용이다. 간식은 아직까지 돈을 들여 산 적은 없다. 함께 배송된 사은품이나 보모 이모들이 선물로 준 것들로 연명하고 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다. 가끔씩 들어가는 거액들이 있다. 병원에 가거나 물건들을 장만할 때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들어간다. 가장 최근엔 보들이가 설사를 해서 병원에 갔고(5만원), 낡은 캣타워를 버리고 캣폴을 장만(27만원)했다. 라미와 보들이가 아깽이 시절엔 예방접종비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

그래서 정리를 해보자면, “고양이와 함께 사는 데 한달에 ‘정기적’으로는 10만원 조금 넘게 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수학학원, 영어학원에 보내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하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다. ‘부정기적’ 비용은 넣지도 않았으니.

물론 세상일이 다 그렇듯, 돈이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돈이 없어 고양이와 함께 살지 못하는 사연들이 가끔 들리지만, 돈과는 무관하게 버려지는 고양이는 그것보다 수십 수백배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난 “한달에 얼마나 드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대충 얼버무린다. 당연히 그런 질문을 할 순 있지만, 함께 사는 내게는 그리 결정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게도 “10만원 정도 들지만 돈으론 계산이 안 되는 좋은 것들이 있다”고 말하고 다닐 날이 올 것이다. 이미 와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을지도.

박현철 서대문 박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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